이세돌 손목에 G5 로고 보일 듯 말 듯... LG전자 '겸손 마케팅' 묘수 화제

    입력 : 2016.03.17 09:36

    "'보일 듯 말 듯' 애를 태우는 게 포인트." "LG전자의 마케팅 묘수(妙手)에 알파고도 당황했다."


    15일 끝을 맺은 구글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이 펼친 '세기의 대결'에서 이 9단을 후원한 LG전자를 둘러싸고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엔 바둑판 위로 손을 뻗은 이 9단의 와이셔츠 손목 부분에 살짝 드러난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G5' 마크를 크게 확대한 사진들이 돌고 있다.


    네티즌들은 그의 대국 장면 사진을 샅샅이 살펴보던 중 셔츠 손목에 붙어 있는 조그만 G5 로고를 발견해냈다. 크기가 1㎝밖에 안 되는 데다, 색깔마저 셔츠와 비슷한 회색이었다. 그렇게 '보일 듯 말 듯'하게 만들어 놓으니 마지막 대국이 벌어진 15일에야 겨우 눈에 띈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2국 대국장에서 이세돌 9단 와이셔츠 손목 부분에 LG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G5' 마크가 찍혀 있다. /구글 제공


    LG전자는 일부러 로고를 작게 만들어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하게 제품 이름을 내세우면 성격이 예민한 이 9단이 심리적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은은한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고급형 스마트폰 'V10' 출시 당시 일부 제품의 테두리에 '20K 금도금'을 했다는 사실도 내세우지 않았다. 또 가볍고 슬림한 디자인을 내세운 '그램' 노트북PC의 무게를 실제보다 더 무거운 980g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장점을 숨기는 '겸손 마케팅'에 강하다"는 말도 나왔다.


    이번 G5 로고 마케팅에 대해서는 "알고 보니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이쯤 되면 고도의 마케팅 전략" 등의 반응이 나온다. 한 외국계 광고회사 임원은 "과도한 마케팅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앞으로 소비자들이 LG전자의 광고 메시지에 더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