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들이 'S7엣지'로 바꾼 이유는

    입력 : 2016.03.21 09:59

    "차별화된 디자인 '엣지'가 주력" S7엣지·S7… 표기 순서도 바꿔
    유럽 예약 물량 86%가 '엣지'… 국내서도 돌풍 일으키겠다는 전략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출시 이후 첫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가 열린 지난 16일. 회의 참석을 위해 삼성 서초사옥으로 들어오던 삼성 사장들이 약속이나 한 듯 'S7 엣지' 제품을 기자들에게 들어 보였다. 삼성 스마트폰 개발을 총괄하는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무선사업부장)을 비롯해 김종중·정현호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일제히 'S7엣지' 제품으로 스마트폰을 교체한 것.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갤럭시S7에서는 차별화된 디자인이 강점인 엣지 모델이 주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7 판매 확대를 위해 화면 모서리를 둥글게 깎은 엣지(edge) 모델 밀어주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선 엣지 제품의 생산량을 크게 늘렸고, 각종 홍보물에도 화면이 평평한 기본 모델보다 S7엣지를 먼저 표기해 부각시키고 있다. 작년 출시한 갤럭시S6에서는 엣지 판매 목표를 전체의 20%로 잡았지만 S7에서는 절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엣지 모델 판매 늘려라"


    삼성전자가 S7 엣지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은 해외에서 호평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에서 갤럭시S7과 S7엣지 예약 판매를 실시한 결과, 엣지 모델이 전체 물량의 86%를 차지했을 정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 소비자들이 엣지 모델의 독특한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갤럭시S7 엣지(왼쪽에서부터 첫째·셋째)와 갤럭시S7 기본형을 비교해 보이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삼성은 이 같은 상승세를 몰아 단통법 실시 이후 침체된 국내 시장에서도 엣지 돌풍을 일으켜 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각종 판매 홍보물에서 일반 모델보다 엣지 모델을 앞에 표기하고, TV나 지면 광고에 노출되는 제품 사진도 엣지 모델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또 S6·S6엣지가 같은 크기의 화면이었던 것과 달리 S7엣지는 화면이 5.5인치로 기본 모델(5.1인치)에 비해 커졌다. 화면 모서리가 곡면으로 처리돼 전면(前面) 화면이 작게 보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갤럭시S6 엣지의 '아픈 추억'


    삼성전자는 작년 전작(前作)인 갤럭시S6 출시 당시 세계 최초로 엣지 디자인을 선보이고도 이 제품을 기대만큼 팔지 못한 '아픈 추억'이 있다. 당시 삼성은 화면이 평평한 기본형에는 없는 화면 양측면의 측면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알림 기능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자주 사용하는 앱(응용 프로그램)이나 연락처 등을 미리 등록해 놓고 간편하게 불러올 수 있는 '별도의 화면'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제작 공정이 까다로워 공급량이 달렸다는 것. S6엣지는 화면 양옆을 구부리고, 알루미늄 소재를 깎아 본체를 만드는 고난도 공정이 필요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갤럭시S6 출시 때만 해도 엣지 제품이 많이 팔릴 줄 예상 못 한 데다 공급량도 충분치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이 부진했던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정재웅 상무는 "갤럭시S7의 경우 엣지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약 50%에 이를 만큼 생산과 판매가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