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4.06 09:16
[단통법 등 제약에도 나란히 초반 흥행 돌풍 조짐]
- 삼성 '갤럭시S7'
추가 메모리 투입구 되살리고 방수 기능·카메라 업그레이드
20일만에 국내서 40만대 팔려
- LG전자 'G5'
세계최초 조립식 디자인 도입, 5일만에 판매량 5만대 넘어서
LG전자 2분기 흑자 전환 기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S7'과 'G5'가 국내 시장에서 흥행 돌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전자·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7은 출시 20일 만인 지난달 말까지 국내에서만 40만여대가 팔렸다. 작년 갤럭시S6 시리즈보다 10% 정도 증가했다. 지난달 31일 나온 G5는 이달 4일까지 판매량이 5만대를 넘어섰다. 작년 G4보다 2배 이상 많은 실적이다.
국내 고가(高價)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정체돼 있다. 스마트폰 구매 보조금을 최대 33만원으로 제한한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영향으로 소비자의 실구매 가격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두 제품이 동시에 초반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향후 세계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다.
◇소비자의 가려운 곳 긁어준 갤럭시S7
갤럭시S7은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평가다. 소비자가 불편하게 느낀 기능을 찾아내 공을 들여 개선한 것이다. 전작(前作)인 갤럭시S6 시리즈에서 사라졌던 방수(防水) 기능이나 추가 메모리 투입구를 되살린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은 "소비자들이 아쉬워하는 기능들을 갤럭시S7에 무조건 반영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아쉬워했던 방수 기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갤럭시S7의 매끄러운 디자인을 살리기 위해 겉면에 케이스를 씌우고 이어폰·충전기 구멍은 뚜껑으로 막는 방식 대신, 겉면이 아닌 내부를 특수 소재 테이프로 밀봉하는 방식을 택했다. 1.5m 깊이 물에서 약 30분을 버틸 수 있다. 또 손톱만 한 메모리 카드를 추가로 끼울 수 있는 투입구를 만들어 스마트폰의 저장 공간을 최대 200기가바이트(GB)까지 확장할 수 있게 했다. 이 정도면 1시간짜리 고화질 드라마(1GB) 200편을 저장할 수 있다.
카메라 성능도 개선했다.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빛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초점도 빨리 맞추는 신기술을 S7에 적용해 어두운 곳에서 움직이는 대상을 찍어도 선명한 사진이 나오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상하좌우의 영상을 한꺼번에 촬영하는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카메라인 '기어360'도 S7과 함께 공개했다. 이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갤럭시S7이나 VR 전용 헤드셋으로 감상할 수 있다.
◇모듈 디자인으로 혁신 선보인 G5
G5는 세계 최초로 모듈(조립식) 디자인을 도입해 호평을 받고 있다. LG전자가 처음 선보인 조립식 스마트폰은 하단 부분을 서랍처럼 빼고 카메라·오디오 등 주변기기를 바꿔가며 장착해 쓰는 방식이다.
LG전자가 G5와 함께 공개한 모듈은 2종이다. '캠플러스'는 스마트폰을 디지털카메라처럼 쥐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는 그립(손잡이)이다. 별도의 셔터 스위치가 있어 스마트폰 화면을 클릭하지 않아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이파이 플러스'는 디지털 음악을 원음(原音)에 가까운 고음질로 재생해 주는 기술이 들어갔다. 스마트폰이 휴대형 오디오로 바뀌는 것이다.
LG도 카메라에 공을 들였다. G5 후면엔 카메라가 2개 있다. 두 개 중 하나는 좌우 135도의 넓은 각도를 담을 수 있는 광각(廣角) 렌즈다. 일반 렌즈로는 컬러 사진을, 광각 렌즈로는 흑백 사진을 찍어 하나로 합성하는 등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360도 영상을 찍을 수 있는 VR 카메라도 함께 출시했다.
LG전자는 휴대전화 사업에서 작년 하반기 1214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 1분기에도 적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G5의 판매 실적이 반영되는 2분기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조준호 사장은 "출시 전부터 휴대폰 판매점을 통해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며 "최근엔 해보지 못했던 경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