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4.06 09:22
최근 증시 반등·기업공개 기대에 비상장 주식 거래량 다시 늘어
기업 정보 부족하고 거래량 적어 투자금 회수 못 할 위험 주의해야
초보자는 증권사 신탁 상품 고려
최근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1950~2000선을 유지하면서 장외(場外) 주식 시장도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장외 주식 시장은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한국 장외 시장)'와 장외 주식 정보 제공 사이트를 통해 일대일로 거래하는 시장 등이 있다.
대표적인 장외시장인 K-OTC는 작년 4월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이 14억원을 넘기도 했지만, 하반기 증시 침체 이후 거래 대금이 줄어 올 1월에는 3억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다 최근엔 하루 평균 거래 대금 5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장외시장 정보 제공 업체 관계자는 "최근 인기 비상장 종목이나 장외 주식 거래 방법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화 문의가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익 좇아 상장 앞둔 종목 투자
금융투자협회의 K-OTC 시장에는 장외 종목 가운데 우량주 위주 134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상장 종목을 거래하듯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이 종목들을 쉽게 거래할 수 있다. 여기에 없는 종목은 '38커뮤니케이션' 'P스탁' 같은 장외시장 사이트를 통해 주식 매도자와 매수자가 일대일로 매매한다.
장외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종목은 상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 또는 대기업 종목들이다. 꾸준히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현대엔지니어링,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임플란트 전문업체 덴티움, 오는 11일 코스닥 시장 상장 예정인 의료 기기 업체 레이언스 등이 대표적이다. 상장이 고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 비상장 주식 투자에 나서는 증권사와 투자자문사도 늘고 있다. K-OTC 시장에서는 우량주로 꼽히는 삼성메디슨의 연초 이후 거래 대금이 72억원이 넘는다.
IPO(기업공개)를 앞둔 비상장 종목은 상장 후 상대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상장 자체가 연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일례로 상장 기대감에 2014년 이후 장외에서 현대로지스틱스 주식을 매입했던 일부 고액 자산가는 IPO 계획이 무산되자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보기도 했다.
◇수수료·세금은 상장 주식보다 높아
장외 주식 투자는 기본적으로 장내 투자보다 위험도가 높다. 기업 정보를 제대로 알기 어렵고 거래도 번거롭기 때문이다. K-OTC가 아닌 장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 매수자와 매도자가 매번 가격 협의를 해야 한다. 중개자가 수수료로 거래액의 3~4%쯤 떼기도 한다. 또 국내 상장 주식을 거래할 때는 양도소득세가 없지만, 비상장 주식의 매매 차익에는 10~20% 양도소득세가 붙는다.
장외시장에서 일대일 거래를 할 때는 사전에 상대방의 신분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K-OTC부 부장은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기관이 아닌 개인은 신용 거래나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외 주식은 거래량이 많지 않아 상장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현금화하기 힘든 만큼 예상과 달리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도 높다.
처음 장외 투자를 할 때는 증권사 신탁상품도 고려할 만하다. 증권사들은 비상장주를 여러 개 편입한 신탁상품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팔고 있다. 신탁상품도 리스크(위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안전한 투자법으로 분류된다. PB(프라이빗뱅커)에게 상담을 받아도 된다. 장외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은 결국 장내 시장을 따라가므로 전체 시장 상황을 주시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