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8.31 09:45
[내년 예산 400兆]
정부 "게임·바이오·가상현실 등 유망산업 키워 고용 창출"
靑年 취업 지원해주는 일자리 21만개서 24만개로 늘리고
경찰 등 공공부문 3397개 확충
K-컬처밸리 등 문화 분야 투자, 7조1000억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국방은 4% 늘어 40兆 첫 돌파
정부 예산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취약점, 경제 현안, 미래의 사회상이 엿보인다. 시급한 현안, 미래를 위한 포석 차원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과거보다 중요도가 높아진 분야엔 새 예산 항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내년 예산안의 키워드는 '일자리'와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일자리 관련 예산을 올해(15조8000억원)보다 10.7% 늘린 17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자금을 대거 투입해 청년 취업 지원 대상 일자리를 올해 21만개에서 24만개로 늘리고, 여성과 장애인, 노인 등 취업 취약 계층에 대한 일자리 지원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도 크게 늘렸다. 올해보다 6.9% 늘어난 7조1000억원 수준이다. 이 밖에 국방 예산이 올해보다 4% 증가한 40조3000억원으로, 처음 40조원대를 돌파했다. 반면 개성공단 철수 여파로 남북협력기금이 삭감돼 외교·통일 관련 예산은 1.5%(1000억원) 줄어든 4조6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청년 일자리 예산 15% 늘려
내년 일자리 예산 증가율(10.7%)은 전체 예산 증가율(3.7%)의 약 3배에 달한다. 조기 재취업 수당과 청년인턴제 등 그간 성과나 기업 참여가 부진했던 사업은 축소·폐지하고, 고용 효과가 큰 청년과 여성,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골자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올해 대비 약 15% 늘어난 2조7000억원 규모의 청년 일자리 예산이다. 정부는 올해 451억원이었던 게임 분야 예산을 635억원으로, 바이오 의료기술 개발 예산을 1950억원에서 2616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또 가상현실(VR) 분야에도 신규로 192억원을 배정해 "유망 산업의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과 교사 등 공공 부문 일자리는 3397개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청년들이 취업 후에도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일·학습 병행제' 참여 기업을 올해 6300곳에서 내년 1만개로 늘리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창업 성공 패키지' 프로그램에도 500억원을 투입한다.
여성들을 위해 '눈치 보지 않고 출산·복귀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을 만드는 데도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출산 전후 휴가 급여 상한액을 13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리고, 육아휴직 후 다시 일을 시작한 여성에게 주는 고용유지 지원금을 1인당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한다. 또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세탁 도우미 등 노인 맞춤형 일자리도 5만개 확대한다.
◇문화 예산 증액, 국방 예산은 40조 돌파
내년 예산안에서 문화·국방 분야 비중이 커진 반면 통일 분야는 줄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의 경우, 2001년 1조원에 불과하던 것이 내년 7조1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문화 융성'이라는 현 정부 기치에 맞춰 K-컬처밸리 등 한류(韓流) 콘텐츠를 지원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구상이다. 28억원을 투입해 영국 프리미어 리그를 본뜬 '프로·아마 축구 통합 리그제'를 신설하는 것도 눈에 띈다.
국방 예산 분야는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한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구축에 5331억원,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사업' 추진에 3030억원을 투입한다. 반면 통일·외교 예산의 경우,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협력기금이 1조25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줄어든 탓에 올해보다 1.5% 감소했다. 연구·개발(R&D) 분야는 전년 대비 1.8% 늘어난 19조4000억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R&D 분야는 무작정 투입을 늘리기보다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제대로 가려 지원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