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제약·바이오 시장에 뛰어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 7년여만에 위기를 만났습니다.
어제 오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 및 중과실’ 결론을 내린 건데요.
이번 삼바 판결로 인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승계에 먹구름이 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아실 테지만 검색어만 보고 처음 접하신 분들은 도대체 삼바 논란이 뭐냐 하실 텐데요. 분식회계는 또 뭔지 궁금해 하실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 계열사였던 제일모직의 자회사인데요, 조금이지만 적자에 시달리는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015년에 이 회사가 2조 원에 가까운 큰 흑자를 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가, 신약이라도 만들어서 판 건가 싶던 차에 확인을 해보니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그전까지는 장부상으로 3천억 원 정도의 가치라고 했던 회사였는데, 그 해에 갑자기 4조 8천억 원짜리 회사로 새로 기록이 되면서 갑자기 실적이 오른 겁니다.
이게 바로 분식회계입니다. 회사의 실적을 좋게 보이게 만들기 위해 회사의 장부를 조작하는 것이죠.
[앵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갑작스러운 실적 상승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장부를 조작해서 생긴 결과라는 거군요.
실제 실적은 변화가 없고 수치상으로만 바뀐 건데 이러면 삼성 측에 무슨 득이되나요?
[기자]
그게 이번 문제의 핵심입니다. 삼바 논란의 핵심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었다는 겁니다.
아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일모직의 자회사라고 말씀드렸죠? 제일모직은 이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였습니다.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었는데요.
이 부회장에게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합병이 이뤄지게 하려면 제일모직의 덩치를 키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실적을 내기란 쉽지 않죠. 그래서 선택한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분식회계로 부풀린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됐죠.
[앵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이 있던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허위로 부풀렸다는 거군요.
이번 삼바 논란에 대해 증선위가 ‘고의성’을 인정했다는 건 결국 분식회계가 이러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었다는 걸 인정한 거고요?
[기자]
맞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사를 통해 다수의 증거자료를 확보했습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오 재경팀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합병이 이뤄지도록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담겨 있는 문건입니다.
여기에 무리하게 가치를 부풀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완전 자본잠식을 일으키는 역풍이 되자, 이를 피하려 장부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이번 삼바 분식회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의도적인 작업이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도 이러한 작업의 여파인 ‘오너리스크’라는 걸 인정한 겁니다.
[앵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소송으로 맞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의 전망,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 입장에서는 이미지 타격이 상당한데다가 경영권 승계에도 장애물이 생겨서 적극적으로 반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증선위의 판결이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판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갈등은 더 첨예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겨우 집행유예를 받은 이재용 부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될지, 관련 소송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승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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