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가 처음 수출한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폭언부터 성추행과 음주운전까지 벌어지며 나라 망신이 이어지고 있다는데요.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인정 받아 외국에 원전을 수출하는 건 매우 자랑스러운 일인데요. 그런 현장에서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에 파견된 한국수력원자원 직원들이 잇따른 일탈 행위로 물의를 빚고 있는 건데요.
지난달 시운전을 담당하는 4급 직원 한 명이 동료에게 폭언을 퍼부어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고 국내에 복귀한 일이 있었습니다.
[앵커]
네, 일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언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징계를 받을 정도의 폭언이면 수위가 셌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성추행과 음주운전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건 조금 심각한데요.
[기자]
네, 먼저 음주운전은 지난 3월에 있었던 일인데요. 건설직 3급 직원이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5월엔 시운전 업무를 담당하는 4급 직원이 금지된 주류를 반입하다 단속에 걸렸습니다.
음주운전 자체도 상당히 무거운 죄이지만, 만약 이들이 만취 상태에서 원전을 가동하다 사고가 벌어졌다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컸겠죠.
성추행은 지난 10월에 있었습니다. 2급 직원이 현장에서 비정규직 동남아 여성을 수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피해 여성은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하면서도 직장을 잃을까봐 주변에 알리지도 못했고, 피해 여성의 아버지가 아랍에미리트 한인회와 한수원에 조치를 요구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음주 관련된 직원들은 감봉 조치를 받았고 성추행 직원은 보직 해임 이후 추가 징계 여부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앵커]
국위선양 하라고 보냈더니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는데요. 향후 우리나라 원전 이미지에 타격을 주진 않을까 우려 되네요.
기본적으로 외국에서 일하려면 외국어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돼야 할 텐데 이들의 외국어 능력도 의심스럽다고요?
[기자]
한수원 자체 규정상으로는 바라카 파견을 위해서는 토익 700점 이상이어야 합니다.
사실 토익 700점도 현지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장담할 수는 없는데요.
이 700점조차도 되지 않는 직원 109명이 현지에 파견된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 중 토익 200점대가 3명, 300점대가 5명 등 실질적인 영어 구사가 거의 불가능한 직원들도 파견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한수원 측은 뭐라고 해명했나요?
[기자]
"핵심 기술 인력을 파견하려다 보니 토익 점수보다 기술 능력을 더 중요시한 거"라며 "현지 전문 통역사가 있고, 전문 분야에서 의사소통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는데요.
현지에 897명의 한수원 직원들이 파견돼 있는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토익 700점이 넘는다고 해서 외국어로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게 아닙니다.
그런데 통역사가 몇 명이나 될지는 모르겠는데 극히 소수일 걸로 보이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통역사들이 일일이 통역을 해줄 수 없을 가능성도 있고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있거나 잘못 전달된 정보가 있을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업무 특성상 정당화 될 수는 없는 변명이죠.
[앵커]
내년 상반기에 바라카 원전 장기 정비 계약을 놓고 국제 경쟁 입찰이 있을 예정인데 이런 사건들이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요?
[기자]
충분히 가능성이 있죠. 물론 바라카 원전에 설치되는 게 한국형 원전이기 때문에 한수원이 따낼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제 경쟁 입찰 방식이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도 참가한 상태이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1년 동안 꾸준히 발생했다면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생겨 업계에서는 수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아랍에미리트는 프랑스 국영전력회사와 바라카 원전의 운영·유지 보수와 관련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습니다.
파견된 직원 분들, 고생하시는 건 알겠지만 일단 현지로 나간 이상 국가대표라는 자각을 갖고 모범적으로 행동해주시길 바랍니다.
[앵커]
네, 국가대표는 운동선수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죠. 원전 이름 자체도 ‘한국형 원전’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이승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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