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 역사는 1996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체스 챔피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시작됐습니다.
체스가 인공지능에게 정복당하고 바둑에 이어 게임까지 넘보는 오늘날 인간과 인공지능이 말싸움을 한다면 누가 이길까요?
인간과 인공지능의 토론 배틀,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인간과 인공지능의 토론 배틀은 어떻게 이뤄진 건가요?
[기자]
현지시간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BM 사옥에서 IBM의 토론 전문 인공지능 컴퓨터 ‘미스 디베이터’와 토론 챔피언 하리시 나타라잔의 토론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이날 토론 대결은 수백 명의 기자를 비롯해 업계 종사자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는데요. ‘정부의 유치원 보조금 지급’에 대한 찬반이 주제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인공지능은 엄청난 연산속도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말 그대로 ‘팩트 폭력’을 하잖아요? 인간이 정보 싸움에서 이길 수가 있나요?
[기자]
절대 못 이기죠.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정보로 이긴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미 퀴즈쇼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이건 퀴즈쇼가 아니라 토론이죠. 이번 대결의 승자는 인간이었습니다.
[앵커]
토론이어도 논리적인 주장과 이를 뒷받침할 사실이 근거가 돼야 하는데 어떻게 인간이 이긴 건가요?
[기자]
물론 토론의 기본은 논리와 이를 입증할 사실이지만 감성과 창의력도 중요합니다. 토론의 승패를 가려내는 게 인간이기 때문이죠.
인공지능인 디베이터는 각종 연구 결과와 정치인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아동 보조금은 재정적인 문제를 벗어나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도덕적 의무에 기인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에 나타라잔은 아동 보조금이 종종 중산층을 위한 정치적인 지원금으로 이용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각종 조세 회피를 통해 수치상으로는 빈곤층이지만 빈곤하지 않은 가짜 빈곤층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반박했죠. 우리나라의 국가장학금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디베이터는 아동 보조금 지급의 도덕적 당위성을 주장한 반면 나타라잔은 인간들의 이해관계로 인한 본래 목적의 변질 가능성을 주장한 거죠.
청중들은 근소한 차이로 나타라잔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앵커]
인간의 정서와 이면에 숨겨진 이해관계를 잘 파악한 나타라잔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거군요?
[기자]
거기에 다양한 억양과 제스처를 섞어 감정에 동화할 수 있다는 점도 인간의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지만 인간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공지능의 능력은 상당히 고평가 할 만했다고요?
[기자]
말씀드렸다시피 인공지능의 말하기 방식은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주장을 펼친다는 겁니다. 그래서 청중들은 지식의 확장 측면에서는 인공지능의 주장이 더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IBM 역시 인공지능을 활용해 수천 건의 법정 사건을 조사하거나 인간들의 지식을 확장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인간과 인공지능의 토론 배틀에서 남은 것은 승패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들의 삶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봤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은 많은 관심을 받을 걸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승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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