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기업 총수들이 친구 같은 이미지를 표방하며 기업 문화도 과거에 비해 더욱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직급 체계부터 복장까지 훨씬 수평적이고 자유로워지고 있다는데요.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먼저 기업 총수들의 이미지 변화부터 알아보죠.
[기자]
원래 기업 총수들은 근엄한 이미지를 표방하며 황제 같은 모습을 많이 보였죠. 그러기 위해 일반 직원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적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현대차그룹의 신임 과장 세미나에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동영상으로 깜짝 출연했습니다. 원래 현대차는 권위적 총수 문화로 유명했는데 동영상으로나마 임원 세미나도 아닌 과장 세미나에서 총수가 얼굴을 비친 것은 이례적이었습니다.
올 초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큰 화제가 됐죠. 지난 1월3일 수원 본사 구내식당에 등장한 건데요. 손수 식판을 들고 짬뽕을 선택한 그는 직원들의 셀카 요청에도 흔쾌히 응하며 사진들이 인터넷에 많이 퍼졌습니다.
대기업 총수와 셀카라니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이죠. 이건희 회장이랑 셀카 찍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면 이게 얼마나 파격적인지 아실 겁니다.
[앵커]
기업 총수들이 직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등 친구 같은 모습을 보이며 기업 문화도 훨씬 실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해 6월 LG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구광모 회장은 최근 분기별로 400명이 모여 개최하던 임원 세미나를 없앴습니다. 대신 월별로 100명 미만이 모이는 포럼 형식으로 바꿔 '실질적 토론의 장'이 될 수 있게 바꿨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과 직접 만나며 '토크 콘서트'를 갖는 것으로 유명하죠. 직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행복'이라는 주제로 워라벨 중심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앵커]
조직 문화가 가장 일상적으로 드러나는 건 직급 체계와 호칭일 텐데요. 여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올 들어 직급 체계를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하고, 호칭을 '프로'로 바꿨습니다. '이 프로', '조 프로' 같은 느낌이죠.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부터 아예 직원들의 호칭을 직급 대신 '○○○님'으로 통일했습니다. 선배, 후배라는 말보다 훨씬 수평적으로 들려 선후배 간 소통이 원활하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학생들이 교복을 입듯이 직장인들도 정장이 기본인데요. 이것도 바뀌고 있다고요?
[기자]
현대차는 이달부터 임직원 근무 복장을 '완전 자율'로 바꿨습니다.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 차림은 기본적으로 가능하고요. 중요한 고객을 만나는 상황만 아니라면 반바지나 트레이닝복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 또한 여름에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는 등 복장에서도 파격적인 자율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앵커]
형식적인 변화가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가 기업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도 변화가 생기는 등 기업들이 더욱 개방적이고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는데요. 업계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대세인 만큼 더 많은 기업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승재 기자였습니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 - 디지틀조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