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조선DB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세계 경쟁당국이 공동대응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9차 국제경쟁회의에 토론자로 참석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경쟁법 커뮤니티를 통해 경쟁당국들이 중지를 모아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인별 가격차별과 알고리즘 담합 등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신유형의 불공정행위가 출현하고 있고,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승자독식의 원칙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어제의 혁신적인 테크 기업이 오늘의 독점기업이 돼 혁신적인 스타트업 기업의 시장진입을 방해할 수 있음은 이미 과거 IBM이나 MS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영향력이 한 국가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동일한 행위에 대해 경쟁당국별 접근 방식이 다르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기업들의 창의와 혁신 유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발언은 공정위가 구글을 제재를 할 경우 직면할 수 있는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도 풀이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제재는 유럽을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다. 올 1월 프랑스 정보자유국가위원회(CNIL)는 구글이 지난해 새롭게 발효한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5700만달러(약 648억원)를 부과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유럽연합(EU)은 구글에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시장 지배력를 남용한 혐의로 역대 최대 수준인 43억유로(약 5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구글은 이에 항소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EU기 우리의 위대한 기업 중 하나인 구글에에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비난했다. 공정위도 2006년 MS의 메신저 등 끼워팔기를, 2008년에는 인텔의 PC용 CPU 관련 리베이트 제공을 제재했다.
현재는 구글이 운영체제(OS) 시장의 지배적지위를 남용해 앱마켓 시장의 경쟁을 제한한다는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구글ㆍ페북ㆍ카카오ㆍ네이버 등 국내외 주요 온라인 사업자들이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내용의 불공정약관을 바로잡도록 권고했다.
김 위원장은 "동일한 행위에 대해 어떤 경쟁당국은 위법한 행위로 보아 조사를 개시한 반면 다른 경쟁당국은 이를 방관하는 등 접근방식에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당국이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해 과거의 패러다임에 집착하면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각국의 경쟁당국의 공동대응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경쟁이슈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컨퍼런스에 독일의 경제부와 법무부, 법원 등에서도 패널로 참석한 것이 매우 인상 깊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테크 기업들을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규율하기 위해서는 경쟁법 차원을 넘어서 국제표준화 기구나 국제 소비자 기구, 조세당국 등과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