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KT 제공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1등 DNA를 강조하며 5년간 운영했던 통신, 인터넷 등 주요 사업이 이동통신3사 중에서 가장 성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마트에너지,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을 내세워 신규사 신규사업이 성과가 미미했다. 신규사업에서는 내세운 목표치보다 크게 미달했다.
반면 본업 이외에 부동산업 등에서 실적을 달성하는 등 본인의 치적 세우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있다. 대표적으로 KT 인력감축과 과거 전화국으로 사용했던 부지를 활용해 부동산사업을 키우는 등 단기수익에만 집착하는 경영형태에 방점을 찍었다는 비판이 KT안팍에서 흘러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이 취임 이후 실적과 주가, 시장점유율 등 경영 평가 지표를 살펴보니 이통3사 중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재무적 건정성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 2017년 회장 연임에도 성공했지만, 기업 안팍으로는 경영 성과가 과대 포장돼 있다는 평가다. 수치적인 목표만 우선시 하다 보니, 인력은 강압적으로 줄이고, 주력사업이외에 수익이 되는 확실성을 가지는 부동산사업을 단기간에 키워오는 등 단기성과 경영에만 집중했다.
황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시 통신 1등 기업을 만들겠다 자부했었고, 이 비전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강조된 부분이다. 황 회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최고의 품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장에 먼저 제공하고, ICT 기반의 융합서비스로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며, KT의 성공스토리로 글로벌 시장을 리딩해 나가겠다"며 국내 대표 통신기업으로서 1등을 만들겠다고 자부했다. 지난해부터는 5G로의 전환을 강조하며 연계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스마트에너지, 보안, 블록체인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취임 5년간 유무선통신사업의 성과는 낙제점이다. 황 회장이 취임했던 2014년부터 2018월까지 KT는 연평균 영업이익이 1200억대로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내는 듯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5년 연속 주력사업인 유무선통신사업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9년 31.17%에 달하던 이동통신 점유율(알뜰폰 및 IoT 제외)은 2017년 28.57%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초고속 인터넷 점유율(이통3사 기준)은 52.19%에서 48.62%로 하락했다. 또 무선수익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2014년 4분기 3만6285원이었다가, 2016년 4분기 3만5062원으로 감소하더니 2017년 4분기엔 3만4077원까지 떨어졌다. 이어 작년 3분기까지도 연속 하락하면서 3분기 ARPU는 3만2372원으로 떨어졌다.
2015년부터 2년 동안 기가인터넷 서비스에 기반한 스마트에너지사업으로 새로운 매출을 만들겠다며 4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지만, 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의 점유율은 전임 회장 시절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했다. 이 전 회장 재임 당시 각각 점유율 평균은 각각 30.71%와 52.41%를 기록했다. 이동통신사업은 지난 2013년을 제외하고 모두 점유율 30%를 웃돌았다.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 5년 동안 한 번도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본 적이 없다.
같은 기간 이동통신이나 초고속 인터넷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거나, 오히려 상승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와 비교되고 있다. 지난 4년간 SKT의 이동통신 점유율은 50.35%에서 49.05%로 현상유지에 그쳤지만, 초고속 인터넷과 IPTV 점유율은 각각 30.15→30.20%, 26.39→28.41%로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동통신·초고속 인터넷·IPTV의 시장 점유율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강조한 스마트에너지, 보안, 블록체인 등 통신연계사업의 수익도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황 회장은 2015년 스마트에너지 사업으로 1359억원 매출을 올리고 매년 끌어올려 2020년에는 1조6158억원의 신규 매출을 창출하겠다고 목표를 세웠지만, KT는 2015년 이 사업으로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목표치의 1/6에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이어 2016년 420억원, 2017년 1300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공헌한 지 3년이 지났고 내년까지 1조6000억원대는 커녕 1000억대 수준에 그치면서 터무니 없는 계획임이 드러난 셈이다.
황 회장은 통신 본연의 경쟁력을 회복했다기보다 비통신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그동안 대부분의 수익을 냈다는 게 KT노조와 안팍의 분석이다.
황 회장은 2014년 5월 구조조정을 통해 8304명을 내보냈다. 본사 인력의 27% 수준이었다. 한때 3만 명이 넘던 직원은 2만3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로 인한 인건비 감소액이 연간 7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김인회 부사장(당시 재무실장)은 언론에 밝힌 바 있다. 실제 회사는 연간 총 급여액이 2013년 2조772억원이었지만, 구조조정 이후 2014년 1조5517억원으로 줄었다.
또한 황 회장은 과거 주요 전화국, 통신시설 국사 등 건물과 부지를 활용해 부동산사업을 강화하는 등 단기 성과에 집착했다. 서울 주요 노른자땅에 위치한 국사를 한 곳으로 통합시키고, 기존 국사는 자회사 KT에스테이트에 넘겨 부지를 매각 혹은 호텔 운영 등으로 부동산 수익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2015년 원효국사를 아현국사로, 2017년 중앙국사를 아현국사로, 2018년 광화문국사를 아현국사로 통합시켰다.
KT에스테이트는 2017년 매출이 555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3887억) 대비 42.9% 증가했다. 또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412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도 전년과 유사한 수치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KT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위성방송서비스를 운영하는 KT스카이라이프 연간매출인 6468억원(2017년)보다 약 1000억원이 못미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