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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해진 "경쟁도 벅찬데, 기업에 과도한 책임 요구"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19.06.19 18:24

"5조~10조 회사 크다고 규제하면 나라에 도움 되겠나"
"네이버, 구글 등 제국주의에 끝까지 저항해 살아남아야"

이해진 네이버 GIO./사진=정문경기자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사진)가 “세계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고민을 하기에도 벅찬데 (정부가) 사회적 책임까지 묻는 건 기업에 너무 큰 짐”이라고 토로했다.

이해진 GIO는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디지털 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주최)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가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제외하고 공식 석상에 나선 것은 2016년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이후 3년 만이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는 "회사는 어떻게 기술이 뒤처지지 않고 이길까 고민만 해도 벅찬데, 사회적 책임을 묻고 탐욕적이고 돈만 아는 회사라고 하는 건 책임이 과한 것 같다"며 "그런 건 정치나 사회에서 해결해주고 기업은 연구개발과 트렌드를 쫓아가고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사회 국가적으로 도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국내의 대기업 지정 및 규제와 관련해서는 "5조원, 10조원 규모 회사가 크다고 규제하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라며 "수조 원을 연구개발(R&D)에 쓰려면 규모의 경제가 돼야 한다. 우리는 옛날식 프레임으로 큰 회사가 나오면 규제를 하고 잡는다"고 재차 지적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으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 GIO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 구글을 가리켜 "구글은 구글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고 네이버는 네이버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다"며 "글로벌 검색엔진 외에 자국 검색엔진이 있어야만 다양성이나 문화적인 것을 지켜갈 수 있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이런 '제국주의'에 저항해서 살아남은 회사였으면 좋겠다"며 "후손들이 봤을 때 '네이버가 있어서 우리 마음대로 분석하고 잘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회사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20년이 돼서 감도 많이 떨어지고 휴대전화에 글자도 잘 안 보인 지가 꽤 됐다"며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기여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GIO는 "인터넷에서 네이버 욕하는 댓글을 많이 보는데 사실 엄청나게 괴롭고 상처를 많이 받는다"면서 "내성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은둔형 경영자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가장 푸는 것은 만화에서 큰 적을 때려눕히는 것을 보는 것"이라며 열혈강호·용비불패·나루토·원피스 등 만화를 즐겨본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만든 펀드에 붙인 '코렐리아'란 이름도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행성에서 따온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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