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서방국가 등 27개국 중 리스트 제외 한국 첫 사례
군사전용 우려 있다 작위적 판단에 수출규제 적용 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조선DB
일본이 결국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2차 수출규제 보복카드를 꺼내들었다.
2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각료 서명과 아베 총리 연서, 그리고 일왕의 공포를 거쳐 8월 23~25일쯤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예상대로 개정안이 시행되면 한국은 2004년 백색국가 명단에 오른 후 15년 만에 수출 우대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백색국가는 군사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물품이나 기술을 일본 기업이 수출할 때 일본 정부가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나라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 외에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 총 27개국이 지정돼 있었다. 2004년 지정된 한국은 이 리스트에서 빠지는 첫 국가로 기록됐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일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7월 1일 고시한 수출무역관리령 일부 개정안은 '국제평화와 안전'이라는 명분 아래 '백색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개정으로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됨에 따라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의 한국 수출은 원칙적으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뀌는 등 수출 절차가 엄격해져 양국 간 무역 거래에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전략물자 수출 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하는 일본은 백색국가에는 3년에 한 차례 포괄허가만 받도록 하는 완화된 규정을 적용한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빠지면서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되는 품목은 지난 4일부터 규제 대상에 포함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을 포함해 857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통상 절차에 따라 허가를 내준다고 밝혔지만, 군사전용 우려가 있다고 작위적으로 판단해 언제든 불허할 수 있는 만큼 원활한 거래가 사실상 어렵게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중재 움직임을 보인 미국의 우려 표명과 한국 정부의 거듭된 요청을 묵살하고 역사 문제를 빌미로 한 경제보복전을 본격화함에 따라 한일 관계는 회복 불능의 상태로 빠져들게 됐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백색국가 제외 방침이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지난달 일본 측에 보냈고, 한국의 5대 경제단체도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미국 정부도 분쟁중지 합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정부는 백색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빼는 것이 안보상의 무역관리에 관한 국내 운용의 재검토라며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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