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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악화에 직면한 국내 완성차기업이 결국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줄어드는 생산량과 노조 파업 등 악재가 겹치면서 완성차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한국지엠(GM),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가 인력 구조조정, 근무체제 변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대 400명 규모의 희망퇴직 및 순환휴직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수출물량 감소로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가 기존 60대에서 45대 수준으로 낮출 예정이다. 생산량을 낮추면서 생산직 1800명에서 20%가 넘는 400명의 유후인력을 희망퇴직, 순환휴직 등을 적용하는 것을 9월부터 노조와 협의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9만8000여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3만9000여대)에 비해 29.2%나 줄어들었다. 일본 닛산으로부터 위탁 생산해 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생산량이 줄고 국내 판매 실적 역시 약 10%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 노조 파업이 지속되면서 닛산 측에서 6만대만 주문하겠다고 통보했고, 이 마저도 오는 9월 종료되면서 생산 대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생산량 축소로 위탁 생산하던 닛산 SUV 모델인 로그 물량이 다른 공장으로 이전됨에 따른 물량 감소와 내수판매 부진 영향"이라며 "노사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물량감소도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에 위치한 업체들도 수요감소와 경쟁심화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매 부진에 따른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은 경남 창원공장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판매부진이 이어지며 창원공장 가동률은 2년 가까이 60%를 밑돌고 있어서다. 앞서 군산공장은 2교대에서 1교대로 바꿔 가동하다가 결국 폐쇄했다. 판매 부진과 더해 격화된 노사 갈등도 영향을 미쳤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5.65%인상, 격려금 및 성과금 포함된 상여금 164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누적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노조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쌍용차도 이달 인력 조정을 실시했다. 예병태 사장은 지난달 말 경영정상화를 위한 쇄신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이후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마련했다. TF의 인력 조정 계획에 이달 중 임원 20%가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10% 급여 삭감을 비롯해 조직개편, 직원 안식년제 등을 검토중이다. 쌍용차는 10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 19일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 선제적 비용절감 등 즉각적으로 구체적인 비상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라며 "2009년 (정리해고) 사태와 같은 위기에 봉착되지 않도록 전 임직원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