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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위기…노조 몽니로 시름하는 車업계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2.12.12 11:45

회사 미래 좌우할 투자 계획 볼모로 일방 주장 펼치는 기아 노조
한국타이어 2노조, 5개월째 게릴라성 파업…'500억원' 생산 차질로 피해 눈덩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는 대외 악재에 부닥친 한국 완성차와 타이어 업계가 국내에서는 노동조합의 몽니에 시름하고 있다. 기아의 조 단위 국내 투자는 노조에 가로막힌 상황. 경기도 화성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노조가 규모가 작다며 착공을 막고 나섰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장기화한 파업으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초 국내 투자 계획을 통해 경기도 화성에 PBV(목적기반차량)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97년 경기도 화성 3공장을 완공한 지 25년 만의 국내 공장 설립 계획이다. 2023년 3월 착공을 시작해 2024년 말 완공,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기아는 연간 10만 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최대 15만 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기아 노조는 "생산 규모를 연 20만 대로 확대해야 한다"며 반기를 들었다.
현재 기아 노사는 신공장과 관련해 14차례나 협의를 진행한 상황이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여기에 노조는 ▲신공장 내 파워트레인 모듈공장 추가 배치 ▲외주화한 차체·도어 공정 내재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신공장에 이어 광명2공장의 전기차 라인 전환에도 딴지를 걸고 있다.
여기서 만드는 수출용 차량에 대한 일감 배정을 두고 노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 회사는 일부 차량을 협력사인 동희오토에 외주를 주는 방식을 제안했는데 노조는 위탁생산은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회사를 인수하라고 맞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투자 결정에 불합리한 이유를 대며 반대하면서 향후 임단협 등에서 노조의 이해를 관철시키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아는 강성 노조가 버티면서 양측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미 동희오토는 기아 부지에서 생산 하고 있는데 여기에 회사를 인수한다는 건 불필요한 투자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게릴라 파업으로 누적 손실액이 5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최근 보름간 이어졌던 화물연대 파업으로 한국타이어 공장 출하량이 40~50%까지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1노조는 지난 7일에는 24시간 총파업까지 벌였다.

한국타이어는 총 2개의 노조가 존재한다. 1노조는 민노총 한국타이어지회, 2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한국타이어 노조다.

회사는 2노조와 기본급 5% 인상을 골자로 한 임금 인상안에 이미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민노총 소속 1노조는 합의안에 더해 기본급 0.6% 추가 인상과 보너스 200만원 지급을 요구하며 게릴라 파업을 벌여왔다. 게릴라파업은 근무 당일 근로자가 생산 라인에 나타나지 않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나 타이어나 해외 수출 의존도가 큰 상황"이라며 "노조 리스크로 납품을 못해 패널티를 내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사와의 관계가 크게 틀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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