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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동반’ 치매 4년새 86% 늘어, "대책마련 절실"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5.07.01 11:32

요양보험 등 지원 체계에 대한 의존도 높아 맞춤형 설계 필요
배우자 치매땐 발병 확률 2배 선진국형 맞춤 서비스 시급

한국사회의 고령화가 급속화되면서 치매가 사회문제는 물론 국과적 과제로 떠올랐다./픽사베이

국민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부부가 모두 치매에 걸린 경우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동아일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 가족 내 2번째 치매 환자임을 뜻하는 ‘동반 치매’ 환자는 2019년 2857명에서 2023년 5327명으로 늘었다. 4년 새 약 86%가 증가한 것이다. 대다수는 노부부가 함께 치매에 걸린 경우다.

부부가 같이 치매를 앓을 경우 집에 불을 낼 뻔하거나 혼자서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어려워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고 있다.

최근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노인이 새벽에 외출하려고 하자 간병하던 부인이 외출하려는 남편을 저지하다가 살해하는 비극이 벌어지는 등 환자를 돌보는 사람의 우울증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중 한 명이 치매일 경우 상대방의 치매 발병 확률이 2배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60세 이상의 한국인 부부 784쌍을 대상으로 11가지 치매 위험 인자를 2년마다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치매 진단을 받은 배우자를 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배우자를 돌보는 노인의 경우 신체 활동이 부족해지고 우울증을 겪게 되면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치매에 걸린 노인들끼리 함께 살아가는 환경이 늘어나는 만큼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웅 교수는 “부부 치매는 돌봄 서비스의 양이 2배가 필요한 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동반 치매 부부는) 요양보험 등 지원 체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맞춤형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건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특히 시골 등 고령자가 몰린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직접 지원 대상자를 발굴하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 배우자를 둔 노인을 위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남편이나 아내를 배우자가 직접 돌보는 과정에서 사회적 고립감이 커지면서, 배우자는 치매 고위험군에 속하게 된다”며 “치매 배우자를 둔 노인의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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