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정윤주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정윤주 교수
통풍은 요산이 높을 때 일으키는 대표 질환으로, 관절 주위 통증이 심하고 재발도 흔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통풍이 발생하기 수년 전부터 요산은 증가해 있지만 증상이 없다 보니 고요산혈증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무증상 고요산혈증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야 통풍을 비롯한 요산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의 마지막 대사 물질입니다. 퓨린은 우리 몸에서 DNA나 RNA의 구성 성분으로 유전정보 전달과 단백질 합성에 필요하며 에너지 대사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로, 세포가 정상적으로 분해되어 체내에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우리가 평소 자주 먹는 음식에 풍부하게 있어 음식 섭취로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퓨린의 대사 물질인 요산은 혈액, 체액, 관절액 내 요산염 형태로 존재하며, 2/3~3/4는 신장을 통해 배설되고 나머지는 장을 통해 배설됩니다.
요산은 혈액 검사에서 남성의 경우 7mg/dl, 여성의 경우 6mg/dl 정도를 정상 상한치로 보고 있습니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일반적으로 요산이 7mg/dl 이상으로 증가해 있으나 통풍 발작이나 요로결석 등 관련 증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요산은 일반적인 혈장에서 7mg/dl 이상인 경우 용해되지 않고 결정이 될 수 있어 이 이상을 고요산혈증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요산혈증은 우리나라 성인에서 증가하는 추세이며 남성의 유병률이 훨씬 높습니다. 특히 20, 30대 젊은 남성에서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고,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증가합니다.
요산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요산이 과잉으로 생산되거나 요산 배설이 감소하는 경우, 그리고 이 두 가지가 혼합된 경우입니다.
요산이 과잉 생산되는 원인으로는 퓨린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거나 퓨린 대사에 필요한 일부 효소가 결핍된 경우, 용혈성 질환, 림프증식질환, 골수증식질환, 적혈구 증가증, 파젯병, 횡문근융해증, 운동 과다로 세포 파괴가 증가한 경우, 과도한 음주, 비만, 과당 섭취를 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요산 생성은 정상이지만 요산 배설이 감소하는 원인으로는 급성 또는 만성 신장 질환, 심한 탈수, 케톤혈증, 심부전,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갑상선 기능저하증, 임신중독증 등이며, 약물에 원인 하는 경우는 저용량 아스피린, 이뇨제, 알코올, 항결핵제(에탐부톨, 피라지나마이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알코올 섭취는 요산의 과잉 생산과 배설 감소 두 가지 모두에 영향을 미칩니다.
고요산혈증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거의 평생 증상이 없이 지냅니다. 그러나 고요산혈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체내 요산이 과잉으로 축적되어 요산 결정들이 만들어지고 그 결정들이 염증성 면역 반응을 유발해 다양한 임상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고요산혈증이 20년 이상 된 경우 통풍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신장 결석, 신장 질환, 동맥경화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으로 대표되는 대사증후군과 관련될 수 있으므로 고요산혈증에 대해 증상이 없다고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요산을 낮추기 위해서는 먼저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합니다. 요산의 2/3~3/4는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하루 2L 이상의 수분 섭취를 하고 더운 여름에 심한 운동을 한 경우에는 수분 섭취를 더 많이 늘려야 합니다. 또한 식이조절에 주의해야 합니다. 퓨린이 많이 함유된 동물 내장, 생선알, 고등어, 청어, 참치, 멸치 등 등푸른생선, 조개류, 새우, 베이컨, 기름기 많은 소고기 등 일부 육류를 피해야 합니다. 반대로 퓨린이 적게 함유된 쌀, 보리, 밀과 같은 곡류, 감자, 고구마,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 달걀, 김, 미역과 같은 해조류, 두부, 오이, 호박, 가지 등의 채소로 이루어진 저퓨린 식사를 추천합니다. 알코올은 종류에 상관없이 금주를 권합니다. 특히 맥주는 퓨린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소주, 위스키와 같은 다른 알코올 섭취도 혈액 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며 체내 젖산을 축적해 요산 배설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또한 옥수수 시럽이나 설탕이 많이 든 음료 등 과당이 높은 음식은 요산 합성을 증가시킵니다. 그러므로 과당이 많이 들어있는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시럽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게 좋습니다. 적절한 체중 유지도 중요합니다.
생활 습관과 식이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요산 수치가 9.0mg/dl 이상으로 지속되는 경우 신장 손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10mg/dl 이상인 경우 통풍 등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고요산 혈증으로 진단받은 경우라면,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여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 이하 수치에서도 동반 질환의 유무에 따라 약물 치료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미 통풍으로 요산 저하 약물 치료 중인 경우, 약물 복용을 임의 중단하지 말아야 하며 요산의 목표는 6.0mg/dl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비만 및 대사증후군이 있거나, 30~40대 이상의 남성과 폐경 이후 여성, 알코올 섭취와 기름진 식사를 자주 하는 경우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로 요산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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