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투자 선제조건에 벤츠 등 수입전기차 985대 납품 요구 계약, 업계 "대가성 보기 힘들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15일 베트남 하이퐁에서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한국과 베트남 경제교류 확대와 APEC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HS효성 제공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김건희 집사'로 지목한 김예성씨가 대주주였던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HS효성이 투자한 배경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일부에서 대가성 의혹이 나오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오히려 HS효성이 유리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HS효성은 2023년 IMS에 투자한 오아시스PE 펀드에 35억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메르세데스-벤츠 등 신형 수입 전기차 총 985대 납품을 선제 조건으로 요구했다.
벤츠 차량 1대당 값을 1억원선에서 계산해 집계하면 총 985억원인데 이는 HS효성이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35억원의 28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HS효성은 이 내용을 투자를 위한 선제조건으로 제시하며 계약서에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이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제시한 선제조건 등을 따져보면 통상 정치권에서 특정재단을 설립해 수익이 담보되지 않는 곳에 투자하는 '압박성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압박성 투자는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는 기부 형태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HS효성의 투자는 이 같은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애초 특검은 HS효성의 대가성 투자 의혹을 수사하며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검은 투자 당시 HS효성이 경영진의 계열사 신고 누락·세금 탈루 등 의혹들이 불거진 시점에 투자가 결정돼 이에 대한 대가성 등을 살펴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검은 최근 조 부회장에게 지난 17일 참고인 조사 출석을 통보했지만 조 부회장은 15~18일 베트남 하이퐁시에서 열리는 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에 의장 자격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고 향후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었다.
재계 등에서는 HS효성이 대규모 차량을 납품하는 선제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한 것은 이익을 우선한 전략적 투자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가성으로 연결할 명분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갑을 관계가 명확한 계약에서는 을이 터무니 없는 이익을 보겠다는 조건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HS효성 관계자는 "사업보안상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차 구매 계약 등을 포함해서 해당 투자는 수입차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는 입장에서 회사 이익과 사업성을 충분히 고려한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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