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 'KH 유산'…사회 인식 전환의 마중물
24일 수원 선영에서 추도식 엄수…유족, 전·현직 경영진 참석
추도식 후 삼성 사장단 오찬…선대회장 업적과 경영철학 되새겨
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지난 2011년 7월 29일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 참석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 제공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5주기를 앞두고 'KH 유산'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KH 유산은 경제·문화·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 숨쉬며 우리 사회 발전의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 25일 별세한 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남긴 'KH 유산'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족들은 고인의 유지를 기려 지난 2021년 미술품 기증 및 의료공헌 등을 통해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유족은 한국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하고, ▲감염병 극복에 70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에 3000억원 등 의료공헌에도 1조원을 기부했다. 12조원이 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상속 재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유족은 사회에 고인의 유산을 환원했다.
2만3000여점에 이르는 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소장품 기증은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최대의 규모였다. 문화계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기증은 국내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의 근대 미술 작품 등 평소 보기 힘들었던 걸작들을 사회에 환원해 국민들이 높은 수준의 문화적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국보 14건, 보물 46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고미술품 2만1600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국내외 작가들의 근대작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됐다. 또 한국근대미술작품 143점은 제주(이중섭미술관), 강원(박수근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구시립미술관 등 전국 각지역 미술관에도 기증돼 지역 미술관의 소장품 수준 및 지역 문화 인프라 향상에 기여했다.
미술 전문 매체인 아트뉴스페이퍼에 따르면 이건희 컬렉션의 전시 흥행에 힘입어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 박물관 톱5에 국립중앙박물관이 포함됐다. '이건희 컬렉션'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및 시카고 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 세계 유명 박물관에서도 순차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故 이건희 선대회장은 평소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문화적인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민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는 것에 큰 관심을 가졌다.
소아암·희귀질환 및 감염병 극복을 위한 기부도 큰 주목을 받았다. 유족은 "어린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장은 우리의 사명"이라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소아암·희귀질환 환아의 치료와 선진 의료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3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같은 파격적인 기부는 소아암·희귀질환 환아를 위한 기부 필요성을 우리 사회에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은 ▲소아암 ▲희귀질환 ▲공동연구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됐다. 이 사업은 2021년에 시작돼 2030년까지 10년간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은 2024년 10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직접 참석해 환아와 가족, 의료진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유족들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던 2021년,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7000억원을 기부했다.
故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의 문화예술품 기증과 의료기부 등 'KH 유산'은 우리 사회에 기부 선순환을 일으키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故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들의 의료기부 이후 유명 인사와 기업들의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은 2023년 10억원을, 가수 이승기는 2022년 20억원을 각각 서울대 어린이 병원에 기부했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아 생산성을 높인 감염병 진단키트 제조기업 코젠바이오텍은 2022년부터 매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3년간 누적 기부액은 2억5,000만원에 달한다.
한편, 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5주기 추도식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가족 선영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추도식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이 참석할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 150여명도 선영을 찾는다.
추도식 후 이재용 회장과 관계사 사장단은 경기 용인시 소재 삼성 력개발원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故 이건희 선대회장을 기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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