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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자동차 결산 ③] 'SDV' 전쟁...테슬라 잡으려면 '데이터 축적'이 열쇠

정지은 기자 ㅣ jean@chosun.com
등록 2025.12.30 11:35 / 수정 2025.12.30 13:33

테슬라 'FSD'부터 GM '슈퍼크루즈'까지…해외, SDV 경쟁력 '강세'
K-자율주행 생존 전략은? 韓 완성차·정부, 대응 가속
경쟁력 키우려면…전문가 "데이터 축적이 우선 과제여야"

콘퍼런스 'Pleos 25'에서 현대차그룹 관계자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완전자율주행(FSD)을 앞세운 테슬라가 SDV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면서 국내외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는 빠르게 변화했다.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전시돼 있다. /뉴스1

◇FSD로 앞서가는 테슬라...해외 완성차 업계, SDV 전략 '강세'


올해 자율주행 기술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을 제치고 선두로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SDV 혁신을 가장 먼저 이끈 테슬라는 단일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고도화된 FSD를 선보였다. 카메라 8개와 인공지능만으로도 고속도로 주행, 도심 내 경로 탐색, 주차 등 대부분의 주행을 시스템이 수행하되 운전자가 상시 개입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달부터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GM은 핸즈프리 시스템인 '슈퍼크루즈'를 선보였다. 업계 최초로 상용화된 핸즈프리 시스템으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이 주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한다. GM은 국내 슈퍼크루즈 출시를 위해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2만3000km 규모의 고정밀 지도를 자체 구축했으며 한국 시장의 도로 특성과 교통환경을 철저히 분석해 맞춤 개발했다. 한국 내 전용 무선 업데이트(OTA) 서버를 운영해 주기적으로 최신 도로 정보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자체 차량용 운영체제 ‘MB.OS’를 앞세워 SDV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MB.OS는 차량 데이터, 인포테인먼트, AI 기반 운전자 보조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구조로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 제공을 목표로 한다. 벤츠 인텔리전트 클라우드와 연결된 슈퍼컴퓨터를 탑재해, 주요 기능을 스마트폰처럼 OTA로 끊임없이 개선한다. 한국 시장에는 2026년 출시되는 신형 ‘디 올-뉴 CLA’를 필두로 적용된다. 

'UX 스튜디오 서울' 참가자들이 SDV 테스트베드 차량에서 Pleos Connect를 조작하는 모습. /현대차·기아 제공

◇신기술부터 정부지원까지...K-자율주행의 생존 전략은?


해외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SDV 경쟁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는 2028년 SDV 양산을 목표로 내년 하반기까지 SDV 페이스카(시험 차량) 개발을 완료하고, 기술 검증을 거쳐 목적기반차량(PBV)에 첫 적용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인지 및 제어 기능을 담당하는 AI 기술인 ‘아트리아 AI’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친환경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중장기 전략인 ‘오로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쿠페형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2’에는 AI 기반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11월 현대차,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함께 ‘SDV 표준화 협의체’를 출범시키며 SDV 상용화를 위한 제도·기술 기반 마련에 나섰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표준과 데이터 연계 체계를 정립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SDV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韓 완성차 업계, 테슬라 잡으려면 어떻게...전문가 "데이터 확보 우선"


일각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계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경쟁력은 여전히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국내에도 SDV가 적용된 차량은 있지만 제한적인 영역이라 한계가 분명하다”며 “테슬라 FSD가 주목받는 이유는 AI 기반 소프트웨어가 실제 주행 환경에서 작동하며 데이터를 축적 및 활용하는 구조를 이미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무엇보다 ‘데이터 격차’를 핵심 문제로 꼽았다. 그는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판매된 차량들이 도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왔지만 국내는 자율주행 상용화 자체가 미진해 ‘비어 있는 상태’에 가깝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SDV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베이스”라며 “카메라와 AI 칩셋을 활용한 기술 자체는 이미 국내에도 있었지만, 이를 상용화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과제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 차량을 조기에 시장에 투입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DV의 궁극적인 목표가 자율주행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데이터 확보가 핵심이라는 뜻이다.


이어 그는 “지금의 속도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 완성차 업계가 SDV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용화를 통한 데이터 축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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