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의 실생활 적용…장기 경쟁력 확보에 초점
삼성전자·현대차그룹·LG전자가 '피지컬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체 기술 경쟁력 확보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미래 시장 리더십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이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올해 CES의 핵심 키워드는 '피지컬 AI'였다. 소프트웨어 형태의 인공지능(AI)이 로봇, 가전, 자동차 등 하드웨어와 결합해 물리적 세계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LG도 피지컬 AI의 실생활 적용을 전략 방향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개방형 AI로 생태계 확장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에 AI를 적용해 일상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AI 경험의 대중화'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자체 AI '빅스비'만 사용하던 삼성이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가전에 탑재했다. 32인치 스크린을 장착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내부 카메라로 식재료를 촬영하고, 제미나이가 레시피를 추천한다. 개방형 협업을 통해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상황에 따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퀄컴 칩셋과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투명한 물체까지 인식한다. 삼성은 프리미엄 냉장고의 30% 이상에 스크린을 장착하고, 냉장고와 청소기에 카메라를 내장하는 '홈 컴패니언' 전략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와 AI의 시너지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싱스 플랫폼에는 4억 3000만 명의 사용자와 4700여 종의 기기가 연결돼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혁신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홈 케어 서비스'는 스마트 가전이 누수·과열을 감지하고 보험사와 협업해 보험료를 조정하는 서비스로, 2025년 미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헬스케어에서는 모바일·웨어러블로 수면 패턴, 보행 속도, 손가락 움직임 등을 분석해 인지 능력 저하를 감지하는 '뇌 건강 모니터링' 기술을 공개했다. 이상 징후 시 의료 플랫폼 '젤스'를 통해 의료진과 연결된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깜짝쇼'…2028년 공장 투입 목표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올해 CES의 최고 스타 가운데 하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실제 생산 시설 투입을 목표로 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은 56개 자유도, 360도 카메라, 최대 50㎏ 운반 능력을 갖췄다.
이 휴머노이드는 기존 50개 이상의 서로 다른 모터를 3가지 핵심 유형으로 표준화했다. 이는 양산 비용 절감과 유지보수 효율화를 위한 설계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등에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단순 반복 작업부터 시작해 점차 복잡한 조립 공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AI 반도체 전문 기업 딥엑스와 공동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칩도 선보였다. 이 칩은 5W 이하 초저전력으로 실시간 데이터 검출 및 인지·판단을 수행한다.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기술로, 지하 주차장·지하철역 등 통신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로봇의 자율 동작을 돕는다.
현대차는 열세로 평가받는 자율주행 기술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 말부터 미국에서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이 개발한 아이오닉 5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반이다. 이번 CES에서는 로보택시가 자율주행으로 주차하고,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이 충전 케이블을 연결한 뒤, 주차 로봇이 차량을 이동시키는 전체 프로세스를 시연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집안일 자동화
LG전자는 "AI 기술이 집안일을 대신하고, 사람은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미래를 만들겠다"며 '제로 레이버 홈'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CES에서는 자율 판단형 가사 로봇 클로이드가 주목을 받았다. 키 약 160㎝의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드'는 팔 부분 7개 구동 자유도를 기반으로 빨래 개기, 오븐에서 요리 꺼내기, 장난감 정리 등을 수행한다. 거주자의 생활 패턴과 환경을 학습해 별도 명령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는 운전자 시선과 주행 상황을 분석하는 'AI 캐빈 플랫폼'을 공개했다. LG는 GM, 스텔란티스 등에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 중이다.
피지컬 AI 시대, 생태계 통합 경쟁력 확보
CES 2026에서 확인된 핵심 변화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AI를 전제로 개발하는 'AI 네이티브' 제품이다. 삼성의 제미나이 냉장고, LG의 클로이드, 현대차의 아틀라스는 모두 AI 없이는 핵심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AI가 보조 기능에서 핵심 작동 요소로 위상이 변했다.
CES 2026에 중국 기업 942곳이 참가해 한국(853곳)보다 많았다. 중국 샤오펑은 지상 주행과 비행이 가능한 차량을, 유니트리는 1만 달러(약 1400만원) 미만의 저가 휴머노이드를 전시했다.
한국 기업들의 대응은 생태계 구축이다. 삼성은 구글과 협력하고 4억3000만 명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LG는 자체 AI 개발로 독자 기술력을 갖췄다. 현대차는 로봇 제작부터 AI 칩, 부품 양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중국이 개별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집중한다면, 한국은 생태계 통합으로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 피지컬 AI 관련 R&D 예산을 전년 대비 40% 증액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로봇·자율주행 실증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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