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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김병주 회장, 구속 영장 기각 왜?...법조계 "증거인멸 가능성 제한적"

정지은 기자 ㅣ jean@chosun.com
등록 2026.01.14 10:02

MBK 김병주 회장 구속 영장 기각, 불구속 상태로 재판 진행
홈플러스 사태 새 국면...상환 불능 인지·RCPS 회계 의도가 쟁점
사모펀드 업계 관행 재편 계기 될까...법조계 "책임 범위 확장될 것"

'홈플러스 사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단·뉴스1

'홈플러스 사태'의 중심에 서있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14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신병 확보가 확실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제한적으로 평가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검찰은 MBK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한 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고 판단했다. 특히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재분류해 부채 비율을 낮춘 점, 토지 재평가를 통해 자산가치를 높게 설정한 정황을 지목했다. 


반면 MBK 측은 “예상치 못한 신용등급 하락이었다"며 “회생절차는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한 조치”라며 팽팽히 맞섰다. 또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회계 처리와 관련이 없으며 홈플러스가 발행한 RCPS의 자본전환과 토지 자산재평가는 모두 관련 회계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절차라며 법원에서 소명하고자는 의지를 밝혔다.

강우철 민주노총 마트산업 노동조합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구속 촉구 기자회견에서 탄원서를 들고 있다. /뉴스1

◇김병주, 구속 면한 이유는? 법조계는 이렇게 봤다


법조계에서는 김 회장이 구속영장 심사 단계에서부터 구속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법인 안심 김수희 변호사는 경제사범 구속 여부에 있어서 중요한 지점이 '신변 확보'와 '증거 인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회장의 경우, 신병 확보가 확실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제한적으로 평가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홈플러스 사태와 같은 유사 경제사범 사례의 상당수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이 이뤄졌다는 점도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추측했다. 또 “구속 여부가 곧바로 유·무죄 판단이나 양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장 발부 여부와 사건의 최종 향방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심스레 덧붙였다.

서울 시내에 있는 홈플러스의 모습. /뉴스1

◇'홈플러스 사태' 다음 국면은? 상환 불능 인지·RCPS 회계 의도가 주요 쟁점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수사의 최대 쟁점은 채권 발행 당시 회사가 이미 상환 불능 상태에 놓여 있었는지, 그리고 그 사실을 투자자에게 알렸는지의 여부다. 과거 동양그룹·LIG 사건에서 법원은 기업회생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채권을 발행한 행위를 사기죄로 인정한 바 있다.


이에 김 변호사는 "김 회장이 사모펀드(PEF) 대주주로서 투자 결정만 했을 뿐, 홈플러스의 일상적 운영과 채권 발행 실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방어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법원이 이번 사안을 단순한 경영 판단의 실패로 볼지, 상환 불능을 전제로 한 기망적 자금 조달로 볼지에 달려 있다.


또 다른 쟁점은 RCPS 회계 처리에 담긴 의도다. 김 변호사는 "회계 처리의 '목적'과 '시점'이 투자자와 법원을 속이기 위한 의도였는지에 따라 분식회계 및 사기회생의 형사처벌 여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부채 성격이 강한 RCPS를 자본으로 전환해 재무 상태를 인위적으로 개선한 뒤 이를 근거로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면, 분식회계나 사기회생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변호사는 "고의적 분식회계로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재무제표를 믿고 단기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홈플러스 사태' 선례 만들까…사모펀드 관행 재편될 가능성은?


홈플러스 사태가 우리 사회에 일으킨 파장은 작지 않다. 김 변호사는 홈플러스 사태가 "자본시장의 게임의 룰이 바뀌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 짚었다. 그는 “사모펀드가 ‘기업 사냥꾼’인지, 아니면 ‘위기의 구원투수’인지의 논쟁에 사법부가 형사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시험대”라고 진단했다.


김 변호사는 김 회장에게 최종적으로 형사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사모펀드 업계 전반의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이뤄질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그동안 ‘경영 판단의 영역’으로 보호 받아온 사모펀드와 자본 구조 설계, 회생 전 자금 조달 방식 전반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대주주가 투자 결정만 했을 뿐 실무는 몰랐다는 논리로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PEF 업계 전반의 책임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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