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대·기아 합산 판매 7% 이상 증가, 시장 평균 상회
하이브리드 판매 48.8% 급증, 전기차는 16.3% 감소
조지아 공장 가동으로 현지 생산 본격화, 관세 부담 경감
텔루라이드 라인업 /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전례 없는 약진을 보이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총 183만6172대를 판매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98만4017대, 기아가 85만2155대를 각각 판매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는 1623만3363대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현대차그룹의 시장점유율은 11.3%로,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40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대 7~8%대의 점유율을 유지하다가 2022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한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순위로는 GM(17.5%, 284만1328대), 도요타(15.5%, 251만8071대), 포드(13.1%, 213만3892대)에 이어 4위를 확고히 했다.
이 같은 성과는 세 가지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미국 자동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경쟁력을 유지했다.
시장 수요와 경쟁사 전략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신중하게 가격을 결정하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가격 민감도가 높은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실제로 2025년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년 대비 2.4% 성장하는 데 그친 반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7.9%, 기아는 7.0% 증가하며 시장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주요 브랜드 중 현대차그룹보다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인 곳은 도요타(8.0%↑)뿐이었다.
두 번째는 공격적인 현지 생산 확대다. 2024년 10월 조지아주 엘라벨에 있는 현대차그룹의 세 번째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을 개시하고, 지난해 3월 26일 공식 준공식을 열며 현지 생산 체제를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25일 발표한 투자 계획에서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HMGMA의 생산 능력을 현재 연간 30만 대에서 2028년까지 50만 대로 확대하고, 앨라배마 공장(36만 대), 기아 조지아 공장(34만 대)과 함께 미국 내 총 12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현지 생산 확대는 관세 부담을 경감할 뿐 아니라 시장 수요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세 번째는 전기차 수요 정체 국면에서 하이브리드차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33만1023대로 전년 대비 48.8% 급증한 반면, 전기차 판매는 10만3697대로 16.3% 감소했다.
현대차는 침체 상황에서도 미국 전기차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5는 2021년 12월 첫 판매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10만1453대를 판매하며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최초로 10만 대를 돌파했다.
다만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은 침체가 예상돼 현대차그룹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전기차 판매가 급감한 반면,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올해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과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등을 미국 시장에 적극 투입해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UAM(도심항공교통) 등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다변화를 통해 더 큰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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