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가장 싸다더니" 천정부지로 오르는 에·루·샤
경기 불황 소비 침체에도 국내 백화점 매출은 '상승'
고가 브랜드 소비 심리는? 전문가 "차별화에서 오는 만족"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샤넬 매장 모습. / 뉴스1
샤넬은 일명 ‘샤테크(샤넬+재테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년 가격 인상을 거듭하며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을 만들어낸 브랜드다. 샤넬을 비롯한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시즌과 무관하게 가격을 올리는 행태를 두고 ‘배짱 영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 사랑'은 식지 않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지난 13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클래식 11.12백은 기존 1666만원에서 7.4% 인상돼 1790만원으로 올랐으며 보이 샤넬 스몰 플랩 백도 기존 986만원에서 1060만원으로 7.5% 인상됐다. 이 가운데 클래식 맥시 핸드백은 1892만원에서 7.5% 상승한 2033만원으로 2000만원 선을 넘어섰다.
샤넬은 가방과 지갑, 신발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매년 가격을 인상해왔다. 샤넬뿐만 아니라 이른바 ‘에·루·샤’로 묶이는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도 잇따라 가격을 올리며 초고가 전략을 취해왔다.
백화점 외벽에 에르메스 제품이 전시돼 있다. /뉴스1
이 같은 ‘배짱 영업’의 배경에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매출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고환율 기조와 물가 상승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백화점 명품 매출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여왔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2.3% 증가하며 마트, 편의점 등을 포함한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해외유명브랜드 분야가 23.3%로 가장 높은 실적을 차지했다.
이른바 ‘에·루·샤’로 불리는 세 브랜드의 감사보고서와 관련 통계를 종합하면, 2024년 국내 매출은 합산 기준 4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샤넬코리아는 매출 1조8446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성장했고, 에르메스코리아는 9643억원을 기록하며 2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루이비통코리아 역시 매출 1조7484억원으로 전년보다 5.9% 늘었다.
서울 시내 한 루이비통 매장의 모습. /뉴스1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소비가 꺾이지 않는 배경에는 ‘차별화에서 오는 만족감’이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명품 가격이 오를수록 오히려 소비하며 차별화되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며 초고가 공세에도 불구하고 가격 저항선을 뚫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고물가와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명품 소비가 좀처럼 줄지 않는 배경으로 ‘양면적 소비 심리’를 꼽았다. 그는 “일상에서는 절약해도 삶의 만족을 위해 명품 소비를 선택한다"며 "현실의 박탈감을 소비를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명품 가방을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에 대해 “글로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브랜드는 자산 가치가 유지되거나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며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이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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