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미국 공장 투입 확정…'세계 최고 로봇' 기술력 자신감
중국·일본·독일도 총력전…테슬라, '옵티머스' 연 100만대 목표
노조 "일자리 절벽" 우려 vs 대통령 "증기기관 막을 수 없었듯" 적응 주문
현대자동차그룹이 노조의 잇단 반발 속에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라인 투입 프로젝트를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로봇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조 생태계가 급변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전날 현대자동차의 무인공장 'DF247(Dark Factory 247)' 추진 계획에 대해 "마차에서 자동차로 전환되는 산업 전환 시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소비와 공급의 균형은 깨질 것이고, 대한민국 경제 악순환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도 못 들어온다"는 입장을 낸 지 일주일 만에 다시 강경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현대차 노조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에 대해 날을 세우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로봇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는 가운데 현대차만 '맨파워'에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대차 노조를 직접 거론하며 "과거 공장에 증기기관, 기계가 도입됐을 때도 기계파괴운동이 있었다"며 "밀려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는 없다. 그 사회(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정의선 회장는 올해 신년사에서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글로벌 제조업이 거대한 전환기를 맞았다"며 자동차 제조로 쌓은 물리적 역량에 AI를 결합해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히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로봇과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종합 모빌리티·로보틱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선언이다.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도 현대차가 로봇 자동화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글로벌 제조업 경쟁 구도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
최근 AI는 컴퓨터 안에서만 작동하던 수준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사람처럼 생긴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이 들어가기 어려웠던 중소 제조업체의 조립·검사 공정이나 물류센터의 분류·운반 작업에서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협업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재 인건비가 중국 같은 경쟁국에 비해 높아 생산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으로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단가나 가성비를 고려하면 도입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봇은 24시간 작동이 가능하고 노동 강도와 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며 "생산성과 경쟁력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로봇 자동화는 필수적이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테슬라 X(구 트위터) 계정에 게시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 옵티머스 파일럿 생산 라인 관련 소식. /X 게시물 캡처
글로벌 제조 대기업들은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유비테크, 일본의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고,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로봇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28일 실적 발표에서 브랜드 초기 성공을 이끈 모델 S와 모델 X 생산을 중단하고 그 공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 S 및 X 생산 공간을 옵티머스 생산 시설로 전환해 장기적으로 연간 100만 대의 옵티머스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기술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CES 2026에서 공개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아틀라스는 글로벌 IT 매체 CNET의 'CES 2026 베스트 로봇'에 선정됐다. 56개 자유도 관절로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전방위 카메라로 주변을 감지하며, 최대 50kg을 운반할 수 있다. 방수·방진 기능과 자율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갖췄고, 50개 이상이던 모터를 세 가지 유형으로 표준화해 현장 활용도를 높였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투입 계획도 구체화됐다. 아틀라스는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에서 실제 공장 데이터로 훈련받은 뒤, 2028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 작업을 시작하고,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으로 작업 범위를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적 논리도 뚜렷하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DF247' 프로젝트는 24시간 7일 내내 쉬지 않고 작동하는 무인공장 개념으로, 조명도 필요 없는 '어둠의 공장(Dark Factory)'이라는 뜻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3교대 근무가 필요 없고, 야간 수당이나 주휴수당도 발생하지 않으며,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도 작동한다.
중량물 운반이나 반복 작업에서 인간보다 높은 정확도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산업 안전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제조 현장의 중대재해는 대부분 중량물 운반, 고소 작업, 유해 물질 취급 등 위험한 공정에서 발생하는데, 이를 로봇이 대체하면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대차 노조가 현대차가 해외 공장을 시작으로 아틀라스 투입 확대를 우려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국내 공장 투입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공장 투입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며, 하게 된다면 기본적으로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며 "현재는 해외 공장 투입 계획만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노조와 협의 사항이 아니다. 연초 CES 때 발표했던 계획 그대로 간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 - 디지틀조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