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실장·재계 총수 캐나다行…철강·수소·우주 협력안 총동원
한·독, 희토류·AI·배터리 포함 수십억 달러 협력 패키지 맞대결
방산 위상 재정립 분수령…전차·함정 수출 확대 기대감 고조
/디지틀조선TV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이 단순한 무기체계 판매를 넘어 국가 간 전략적 산업 파트너십 구축 경쟁으로 변모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양국 정부와 기업들은 방산·철강·자동차·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대규모 패키지 제안에 나섰다.
지난 26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끄는 경제협력 특사단이 캐나다로 출국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과 함께 출국한 특사단에는 현지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 등이 합류했다.
캐나다 측의 평가 구조가 이번 수주전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공개한 평가항목을 보면 잠수함 플랫폼 성능 배점이 20%에 불과한 반면, 유지·보수·정비(MRO) 및 군수지원 50%, 경제적 기여도 15%로 배정됐다. 잠수함 성능보다 장기 산업협력 능력을 더 중시하는 구조다. 한국 측은 이에 맞춰 전방위적 협력안을 제시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최대 철강업체 알고마스틸과 약 3600억원 규모의 강재 공장 건설 협력을 체결했고, 한화시스템은 위성통신기업 텔레샛, 우주기업 MDA스페이스 등과 AI·우주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맺었다. HD현대는 수조원대 원유 수입과 현지 조선소 기술 이전을 제안했으며,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 주기 생태계 구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법인 KPMG는 한국 측 산업협력안이 실행될 경우 2040년까지 누적 20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가운데)이 2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이두희 국방부 차관(왼쪽 첫 번째),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 두 번째)와 함께 캐나다 CPSP 사업에 제안된 장보고-III 배치-II 선도함 ‘장영실함’에 승함하는 등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독일 역시 대규모 협력안을 준비 중이다. TKMS는 캐나다 잠수함 부품 전문기업 마르멘과 협력해 현지 생산 방안을 제시했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희토류·광업·AI·배터리 등을 포괄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 협력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독일에게는 NATO 동맹 관계라는 강점이 있다. 캐나다와 독일 모두 NATO 회원국이며, 캐나다는 작년 말 비유럽권 국가 중 처음으로 EU 방산 공동구매 프로그램 'SAFE'에 참여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업은 단순 매출을 넘어 한국 방산의 산업적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60조원 규모의 대형 수주가 성사될 경우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할 것"이라며 "잠수함 분야의 기술 고도화를 촉진하고, 전차·함정 등 다른 방산 품목의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이상 지속되는 MRO 사업은 조선·방산 산업의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철강·에너지·첨단기술 분야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측은 장보고-Ⅲ급 잠수함이 이미 건조돼 실전 배치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가 요구하는 2035년 초도함 인도 목표에 대해 한국은 2032년 인도가 가능하다고 밝힌 반면, 독일은 2034년 인도 계획을 제시했다. 강훈식 실장은 출국 전 "한국 잠수함 기술은 독일보다 앞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출국 직전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아 6·25전쟁 당시 516명이 전사한 캐나다군을 추모했다.
캐나다 정부는 3월 2일까지 최종 제안서를 접수하고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3000톤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 도입에 30년 이상 MRO 체계 구축이 포함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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