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성 노년기 준비의 첫걸음 – 갱년기 관리

전선하 기자 ㅣ seonha0112@chosun.com
등록 2026.02.05 13:35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박세나 교수(산부인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박세나 교수(산부인과)

2026년 1월 발표된 우리나라 65세 고령인구 비율(2025)은 전체 인구의 21.1%로 초고령 사회로의 본격 진입을 알렸습니다. 100세 이상도 8,7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중년기 이상이 된 분들이라면 누구나 그야말로 골골 백 세가 될 것이냐, 팔팔 백 세가 될 것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평균 폐경 연령은 약 만 50세 전후이며, 45세에서 55세 여성의 약 75%가 갱년기 증상을 호소합니다. 모든 폐경 여성에서 증상과 무관하게 여성호르몬 저하로 인한 신체 변화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낮은 자존감, 우울감, 수면장애, 무기력증과 같은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갱년기의 신체 변화를 잘 알고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은 폐경 이후의 여성 노년기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갱년기에는 어떤 신체 변화가 생기는지 살펴봅시다. 열성 홍조와 발한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에스트로겐 저하가 가장 급격하게 나타나는 폐경 초기에 잘 발생하고, 대부분 1~2년 지속됩니다. 증상이 있는 여성의 25%는 5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폐경 여성의 약 25~50%에서 심리적 증상(기분 변화, 신경과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공격성 긴장, 불면, 짜증, 의욕 상실, 우유부단함. 자신감의 상실)들이 나타나며, 그 중 우울이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우울은 일반적으로 폐경의 신체적 증상 및 심리·사회적 문제(상실, 부모 돌봄, 자녀 돌봄, 이직 등)와 함께 나타납니다. 폐경 후 2~3년이 지나면 비뇨생식기 위축으로 인해 배뇨장애와 성교통이 생기게 되고, 에스트로겐의 결핍은 성욕 감퇴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콜라겐 등의 교원질 생성도 감소하여 피부 탄력 감소와 관절 등 근골격계 통증, 자궁 및 질 탈출증과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폐경이 지속되면서 동맥경화, 지질대사 이상 등의 심혈관계 질환, 골다공증,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갱년기에는 전신적인 건강관리와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폐경 이행기에는 주기가 불규칙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과도한 에스트로겐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여성호르몬에 민감한 자궁, 난소, 유방에 대한 정기적인 자궁 난소 초음파, 자궁 경부암 검사 및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 검사가 중요합니다. 폐경 여성에서는 자궁 출혈이 없어도 악성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초음파에서 8mm 이상, 자궁 출혈이 있는 경우는 4mm 이상의 내막 두께를 보이면 자궁 내막 조직 검사를 해야 합니다.  모든 갱년기 여성은 폐경 관련 증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과연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한 번쯤 해보게 됩니다. 급성 및 아급성 폐경 증상 중 열성 홍조와 발한에 있어서 에스트로겐 투여는 가장 좋은 치료가 됩니다. 불안, 우울, 수면 장애 증상을 개선하고 피부를 탄력 있게 하며 관절통의 빈도를 감소시킵니다. 골다공증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으며 폐경 초기에 시작한 호르몬 요법은 관상동맥 질환과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나 이 부분은 연구가 더 필요한 상태입니다. 여성호르몬을 사용할 때는 동맥 경화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폐경 후 10년 이내에 시작하여야 하며, 충분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초기에 4주 이상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여성호르몬 사용 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 여성 암의 위험도 증가이므로 투약 기간 동안 매년 빠짐없이 검진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투약 기간 7년까지는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았고, 호르몬 투여로 인한 유방암 발생 비율은 만 명당 8명으로 보고되고 있음을 참고하여 필요한 경우에 지나친 두려움으로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비뇨생식기 위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독 목적으로 경구 여성호르몬은 권장되지 않으며 연고나 질정 형태의 국소적인 경피 여성호르몬 제제가 권유됩니다. 최근에는 약물 요법 외에 레이저 디바이스로 질 내 결합조직을 자극하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개발되어 유방암 치료 과거력 등으로 여성호르몬의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서도 도움받고 있습니다. 노년기에 부부의 성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 유대에도 도움이 되므로 비뇨생식기 위축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리가 권유됩니다.

갱년기 및 노년기의 기본적인 운동과 식습관 관리도 매우 중요하며, 이 시기에 나타나는 모든 대사성 질환(심혈관 질환,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골다공증) 및 종양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흡연하지 않는 생활도 건강에 필수적입니다.

적절한 운동은 폐경 증상과 관상동맥질환, 골다공증 등에 효과적이며 인지기능 유지와 우울증 감소 및 자신감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폐경 여성에게 유용한 운동 처방은 1) 유산소 운동, 2) 근력 강화 운동, 3) 유연성과 평형성 운동이며, 이 세 가지를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 강도는 자신의 최대 운동능력의 60~70% 수준이 무난하며 80%를 넘는 운동은 폐경 연령에서는 권유되지 않습니다. 스스로 즐겁다고 느낄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도록 하고 재미있고 안전하며 가까운 장소에서 밤보다는 아침과 낮 시간에 운동하도록 합니다. 일주일에 3~5회 회당 60분 정도 지속하는 것이 좋습니다.

폐경 전기와 폐경 기간 동안 가장 흔한 비정상적인 영양 상태는 과체중과 비만, 근육량의 감소입니다.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여성 신체의 기초대사량이 크게 감소하여 기초대사율이 이전보다 하루 최대 250~300kcal 정도 감소하기 때문에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을 경우 해마다 2kg 이상의 체중증가가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됩니다. 체중증가는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으로 연결되어 동맥경화를 가속하게 됩니다. 일일 단백질 섭취량을 체중 1kg당 1.0~1.2g(체중 60kg 시 60~72g: 예시- 닭가슴살 100g의 단백질양은 약 23g 정도)으로 하여 골격근량을 유지, 증가시키면서 저탄수화물, 저지방의 균형 잡힌 식단을 하시면 심혈관 대사에 매우 긍정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식사 사이 간식을 피하고, 소량의 식사를 하되 당분이 함유된 음료와 알코올음료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 하루 500~700kcal의 에너지 감소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폐경기에는 호르몬 변화가 갈증에도 영향을 미쳐 수분 섭취가 크게 감소할 수 있으므로 수분관리도 중요합니다. 개인에게 적합한 수분 섭취량은 33mL/kg/일 (체중 60kg 시 약 2L)이며, 하루 종일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칼슘과 비타민 D 섭취가 권장되며, 비타민 C, B, 오메가-3 등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상대를 파악하고 나를 이해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손자병법의 교훈처럼 폐경과 노년기에 대하여도 항상 배우면서 전략적으로 대처하실 수 있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건강 백 세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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