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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배송' 규제 완화 박차...롯데마트·이마트, 쿠팡 대항마 될까

정지은 기자 ㅣ jean@chosun.com
등록 2026.02.06 16:05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 본격화…대형마트 새벽배송 길 열리나
오프라인 점포, 물류 거점 활용 가능성...쿠팡 독주 '흔들'
소상공인 반발 속 현실적 과제...전문가 "경쟁 차별화로 공존 가능"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각 부처와 정당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에 착수한 데 이어 관련 법안까지 발의되면서, 대형마트를 둘러싼 영업 규제 완화가 유통업계 전반의 경쟁 지형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현재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쿠팡에 맞설 유력한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6일 각 부처와 정당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실무 협의회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방향을 논의했다. 이어 5일에는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해 영업시간 제한 없이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규제 완화에 속도를 냈다.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의 전자상거래 영업 활동에 대해서는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온라인 주문을 전제로 한 포장·반출·배송 등의 행위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되,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기존 영업 규제는 현행 체계를 유지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제안 이유를 설명하며 “대형마트에만 영업 규제를 적용하는 현행 제도는 규제의 형평성과 유통산업 경쟁 활성화, 소비자 선택권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도의 본래 취지는 유지하면서도 온·오프라인 간 규제 불균형을 완화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간편식 코너 모습 /뉴스1

현재 대형마트는 점포 내 영업시간 외 물류 작업과 배송에 제약을 받아왔다. 주문은 받아도 실제 포장과 출고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만 이뤄져 온라인 플랫폼과 동일한 속도 경쟁을 벌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규제가 완화되면, 새벽과 심야에도 주문 처리와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점포 활용 방식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커진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 재편이다. 단순한 판매 공간에서 벗어나 주문 처리와 물류 거점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으로의 전환될 수 있다. 새벽·심야 시간대까지 온라인 주문을 소화할 수 있게 되면, 점포 기반 배송의 가동 시간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는 물류센터를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도 근거리 배송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나온다. 배송 확대의 최대 수혜 분야로는 신선식품이 꼽힌다. 정육·수산·과일·채소 등은 신선도가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소비자와 가까운 점포에서 바로 출고하는 방식이 유리하다. 즉석조리·델리·베이커리 상품 역시 매장 제조 역량을 배송으로 연결할 수 있어 추가 매출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대형마트의 PB(자체브랜드)와 간편식·밀키트도 주목된다. 이마트의 피코크, 롯데마트의 엘롯데 등 자체 브랜드 상품들은 이미 오프라인에서도 수요가 검증됐다. 배송 시간대가 확대되면, ‘당일·익일 식사’ 수요를 흡수하며 온라인 플랫폼과 정면 경쟁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김성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공동회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고 있다. /뉴스1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가 유통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온라인 시장을 주도해온 쿠팡의 독주 체제가 흔들리고,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에 걸린 시간 규제가 해소되면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인 쿠팡과의 경쟁에서도 불리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대형마트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로 떠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규제 완화의 실제 적용 범위, 소상공인 사이의 갈등 등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 현실이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6일 오전 공동 성명서를 내고 즉각 중단을 촉구하며 강력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소상공인들이 가격으로 대형마트와 경쟁하는 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며 "차별화된 상품과 품질을 앞세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 시장의 사례처럼 대형마트는 가격 경쟁력을, 골목상권은 고품질 신선식품과 상품 차별화를 내세운다면 수요를 나눠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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