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규모 3조2715억원, 설탕값 담합 전 보다 최고 66.7%까지 치솟아
제당3사, 4년간 8차례 가격 담합…과징금 4083억원
담합 제재 사상 최대 수준...시정 명령 함께 받아
CJ·삼양사 뒤늦게 공개 사과 “재발 방지 약속"
서울시내 한 마트에 진열된 설탕의 모습.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설탕 시장을 장기간 과점해 온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이른바 ‘제당3사’에 대해 총 4083억1300만원(잠정)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제당3사는 2007년에도 유사한 가격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는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설탕 가격 변동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해 결정하는 방법으로 담합한 혐의다. 담합 규모는 3조 2715억원으로, 설탕가격은 담합 전 보다 최고 66.7%까지 치솟았다.
검찰 관계자는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가 상승 시에는 설탕가격 인상에 신속히 반영하면서 원당가 하락 시에는 설탕가격 인하를 과소 반영하는 방법으로 제당사가 그 이익을 취하고 물가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된 사실을 명확히 규명했다"고 강조했다.
13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4년여간 총 8차례(인상 6차례·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 합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표급부터 영업팀장급까지 직급별 모임과 연락을 통해 가격 방침을 공유했고, 거래처별 점유율이 높은 업체가 협상을 주도한 뒤 이를 서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원당 가격이 오를 때는 공급가 인상 시점과 폭을 맞춰 원가 상승분을 신속히 반영했고, 인상에 응하지 않는 식품·음료 업체 등을 공동 압박했다. 반대로 국제 원당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설탕 가격 인하 폭을 제한하거나 시점을 늦추기로 합의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금지한 부당한 공동행위로 판단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6억8900만원, 삼양사 1302억5100만원, 대한제당 1273억7300만원이다. 관련 매출액은 3조2884억원으로, 과징금 부과 기준율은 15%가 적용됐다. 업체당 평균 과징금(1361억원)은 공정위 담합 제재 사상 최대 수준이다.
공정위는 법 위반 행위 금지, 가격 변경 내역 보고, 법 위반 사실 통지, 임직원 교육 및 보고, 영업팀 담합 여부 자체조사, 가담자 징계규정 신설 등 시정명령도 함께 내렸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 담합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들이 지난 4년여에 걸쳐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합의하고 실행한 행위에 대해 행위 금지명령과 가격 변경 현황 보고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 그리고 과징금 총 4083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 했다고 밝혔다. /뉴스1
이에 제당 3사는 입장문을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제당협회에서 탈퇴하고, 임직원의 타 설탕업체 접촉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위반 시 즉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내부 징계 기준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가격 결정 구조 역시 손질한다. 환율과 원재료 가격 등 주요 지표를 공개하고, 원가에 연동해 판매가를 산정하는 ‘판가 결정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 간 협의 없이 가격을 정하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준법경영위원회에 외부 인사를 참여시키고 자진신고 제도를 도입하는 등 내부통제 장치도 보완한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국민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양사 역시 설탕 가격 담합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준법경영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삼양사는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일부 B2B 영업 관행과 내부 관리 체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법규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우선 윤리경영 원칙과 실천지침을 개정해 공정거래법 준수 의무를 명확히 했다. 가격·물량 협의 금지와 담합 제안 시 즉시 신고하도록 하는 조항을 새롭게 반영해 담합행위 차단 장치를 제도화했다.
전 사업부문의 영업 관행과 거래 프로세스에 대한 전수 조사도 진행 중이다.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식별해 즉시 시정하고,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도입·운영해 준법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사 대상 담합 방지 특별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실시했으며, 영업·구매 부서에는 심화 교육을 추가로 진행했다. 익명 신고 및 모니터링 시스템도 강화해 임직원이 부당 지시나 불공정 행위를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삼양사는 “앞으로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시장 질서 확립과 이해관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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