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흡입력·보안 앞세운 프리미엄 승부수
中 3사도 서버 이전·기술 고도화…DJI까지 참전
삼성전자의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이미지 재구성. /디지틀조선TV
중국 브랜드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을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다. 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 등 중국 업체들도 신제품 출시와 보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어, DJI와 다이슨까지 가세한 국내 시장이 전례 없는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
그간 중국 업체들이 장악해온 국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인 탈환 작전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이 21.8% 점유율로 10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에코백스, 드리미,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첫 반격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가 지난 11일 사전판매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1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전작 대비 2배 이상 빠른 판매 속도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울트라·플러스·일반형 3개 라인업으로 구성해 다음달 3일 정식 출시한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명확하다. 성능과 보안을 동시에 강화해 중국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흡입력과 보안이다.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와 '비스포크 AI 스팀 플러스' 모델은 기존 대비 최대 2배 강력한 10W(와트) 흡입력을 갖췄다. 투명한 액체까지 인식하는 'AI 액체 인식' 기능과 최대 45㎜ 높이의 문턱을 넘는 '이지패스 휠'도 새롭게 적용했다.
특히 보안 기능 강화는 중국산 로봇청소기의 데이터 유출 우려를 정면으로 겨냥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기기 간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는 '녹스 매트릭스'와 민감 정보를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 보관하는 '녹스 볼트'를 탑재했다. 로봇청소기로 촬영된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는 기기 내에서 암호화해 서버 해킹이나 계정 탈취 시에도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종단 간 암호화' 기술을 적용했다.
LG전자의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왼쪽)과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이미지 재구성. /디지틀조선TV
삼성에 이어 LG전자도 반격 대열에 합류한다. LG전자는 연내 신형 로봇청소기 출격을 예고했다. 지난해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공개한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이 주역이다. 세계 최초로 본체와 충전 거치대 모두에 스팀 기능을 적용한 '2WAY 스팀' 기술이 특징이다. LG전자 역시 자체 보안 솔루션인 'LG 쉴드'를 적용해 개인정보 보호에 중점을 뒀다.
가격 전선도 형성됐다. 삼성전자 신제품은 자동 급배수 모델이 194만~204만원, 프리스탠딩 모델이 176만~186만원으로 책정됐다. 일반형은 4월 출시 예정이며 141만~159만원이다.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왼쪽부터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에코백스(Ecovacs), 로보락(Roborock), 드리미(Dreame) 이미지 재구성. /디지틀조선TV
하지만 중국 업체들도 대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장 1위 로보락은 기술력으로 맞불을 놓는다. 오는 27일 플래그십 신제품 'S10 맥스V 울트라'를 일반형 189만원, 직배수형 204만원에 정식 출시한다. 이 제품은 3만 6000Pa(파스칼) 흡입력과 계단 오르기 기능을 갖췄으며, 분당 4000회 진동하는 비브라라이즈 5.0 확장형 음파 물걸레 시스템을 탑재했다.
중국 업체들이 보안 개선에 나선 것은 최근 잇따른 사고 때문이다. 2024년 10월 미국에서 에코백스 로봇청소기가 해킹당해 욕설을 내뱉거나 애완견을 쫓아다니는 사례가 발생했다. 보안 연구원들은 에코백스 제품이 최대 130m 떨어진 곳에서 블루투스로 해킹이 가능하며, 원격으로 마이크와 카메라를 제어할 수 있다는 취약점을 발견했다.
이에 드리미는 과감한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 제조사 중 최초로 한국 사용자 데이터 서버를 2025년 12월 31일 국내로 이전 완료했다. 그간 싱가포르에 있던 서버를 한국으로 옮겨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강화한 것이다. 보안 우려를 불식시켜 시장 입지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시장 경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 과시가 이어졌다. 로보락은 2륜 다리를 단 '사로스 로버', 드리미는 타원형 바퀴로 계단을 오르는 '사이버X'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에코백스는 약 3분 만에 배터리 6%를 회복해 최대 300평 규모 공간을 한 번에 청소하는 '디봇 X11 프로 옴니'를 선보였다.
여기에 이종 기업들까지 가세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드론 전문기업 DJI가 첫 올인원 로봇청소기 '로모(ROMO)'를 2만 5000Pa 흡입력으로 출시하며 시장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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