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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만두·아이스크림까지…K-비건, 해외서 통한다

정지은 기자 ㅣ jean@chosun.com
등록 2026.02.20 16:11

국내 식품업계, K-비건 제품군 확대하며 해외 시장 공략
전문가 "K-푸드 기능적 가치·문화적 매력 결합된 결과"

(왼쪽부터) 하이 프로테인 두부, 시즈닝 두부, 토핑용 두부 / 풀무원 제공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K-비건 식품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풀무원이 미국 두부 시장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빙그레와 CJ제일제당이 식물성 아이스크림과 만두로 해외 판로를 넓히는 등 국내 식품기업들이 ‘식물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비건 수요 확대에 더해 K-푸드가 축적해온 건강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맞물리며 새로운 수출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이 미국 현지 식물성 단백질 수요 확대에 힘입어 두부 사업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풀무원 미국법인의 지난해 두부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2242억원(1억5760만달러)으로 집계됐으며, 2021년부터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하이 프로테인 두부’ 매출이 2021년 156억원에서 지난해 415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며 성장을 견인했다. 해당 제품은 85g당 단백질 14g을 함유하고 진공 포장으로 조리 편의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현재 풀무원은 대형 신규 매출처 확보와 B2B 채널 확대에 나서며 공급을 늘리고 있다. 미국 동부 아이어 공장 생산라인 증설과 서부 풀러튼 공장 설비 확충도 추진 중이다. 두부는 미국법인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품목으로, 풀무원은 11년 연속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월마트·타겟 등 약 1만5000개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며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해외용 메로나, 붕어싸만코 / 빙그레 제공

이외에도 국내 식품업계는 K-비건 제품군을 확대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비건 메로나’와 ‘비건 붕어싸만코’를 선보이며 유럽 진출을 본격화했다.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 아누가 2025에 참가해 부스를 운영했고, 2023년부터 네덜란드·독일·영국·프랑스 등으로 수출을 확대했다. 그 결과 이듬해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CJ제일제당 역시 2021년 식물성 브랜드 ‘비비고 플랜테이블’을 론칭하고 대표 제품인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출시했다. 출시 3개월 만에 식물성 만두 시장 매출 1위에 오른 데 이어 글로벌 비건 인증기관 ‘V라벨’ 인증도 획득하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김치 왕교자는 액젓을 배제하고 절임배추와 마늘, 고춧가루 등 식물성 원료만으로 맛을 구현하는 등 엄격한 비건 기준을 적용해 차별화를 보였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 CJ제일제당 제공

전문가는 K-비건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호응을 얻는 배경에 단순한 비건 인구 증가 이상의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K-비건 제품의 성과가 일시적 수요 확대가 아닌, K-푸드가 장기간 축적해온 이미지 자산과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한국 음식은 채소·콩·발효식품 중심의 건강한 식문화라는 인식이 강해 식물성 제품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며 "K-푸드가 K-컬처와 함께 형성한 트렌디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기능적 가치에 문화적 매력까지 결합된 점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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