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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초호황 속 삼성 노조 파업 예고…AI 반도체 전략 변수 되나

임윤서 기자 ㅣ seoo@chosun.com
등록 2026.03.19 17:15

찬성 93%로 파업 수순, 5월 총파업 가능성
AI 반도체 패권 경쟁 속 글로벌 빅테크 납품 변수
"지속 가능한 성장이 전제돼야 합리적 배분도 가능"

삼성전자 HBM4 제품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5월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을 예고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생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18일 지난 9일부터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재적 조합원 약 9만 명 중 6만6019명이 참여(투표율 73.5%)했으며, 이 중 6만1456명(찬성률  93.1%)이 찬성표를 던졌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 연대체인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3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쟁의행위 돌입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후 내달 23일 대규모 집회를 거쳐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틀조선TV

파업의 핵심 도화선은 성과급 제도다. 노조는 ▲성과급(OPI)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 6.2% 인상, 자사주 20주 지급,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의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등 적지 않은 카드를 내놨다. 그러나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를 철회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사측이 난색을 보이자 지난달 19일 교섭은 결렬됐고, 지난 3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까지 중지되면서 파업 수순이 본격화됐다.


파업 여부에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세우는 건 DS 부문 인력 비중 때문이다. 반도체 라인 중단이 현실화 될 경우 매출 감소는 물론, AI 반도체 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파업이 삼성전자의 HBM4E 공급 확대 일정과 맞물릴 경우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납품 계획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선두를 달리고, 마이크론이 추격에 나선 상황에서 삼성에는 더욱 치명적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4년 8월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이재용 회장 무노조 경영 폐기 약속을 지켜라’ 삼성전자 파업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노조는 파업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관계자는 “요구를 알릴 수 있는 합법적 수단이 파업이고, 결국 경영진에게 목소리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조합원들도 이러한 방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협상 여지에 대해서는 “쟁의 일정 자체가 길어 노사 간 협상할 시간은 충분하다. 회사가 요구에 부합하는 안을 가져온다면 대화에 응할 수 있지만, 안건 없이 의미 없는 대화를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한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전제돼야 노사 간 합리적 배분도 가능하다”며 “특히 반도체처럼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산업으로 평가받는 분야에서는 노사가 더 넓은 시각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교수는 “집단적이고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통해 노사 간 역량을 소모하는 일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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