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
이건희 선대회장의 인간존중과 상생의 가치 계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에서 열린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가(家)가 고(故)이건희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한 12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완납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은 의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 숨쉬며 기업의 사회공헌 방식에 새로운 이정표 수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 고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후 상속이 개시됐고, 2021년 4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유족들이 국세청에 상속세를 신고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관계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을 고려하면 총 상속세는 1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유족들은 연부연납을 신청해 2021년 1차 납부를 시작으로 올해까지총 6회에 걸쳐 상속세를 완납했다.
유족들은 상속세 신고 당시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히고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납부 절차를 성실히 이행했다. 이를 통해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쌓은 부(富)를 사회에 환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속세 12조원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다. 이는 2024년 국가가 상속세로 거둬들인 세수 8조2000억원보다 약 50% 많은 금액이며, 공개된 해외 상속세 납부 사례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액수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룬 거대한 업적의 가장 큰 수혜자는 국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조원 규모의 재원이 국가 재정으로 유입되면서 ▲복지 ▲보건 ▲사회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치열한 경영활동을 통해 삼성을 일궈 국가 경제에 기여한 이건희 선대회장은 세금과 기부를 통해 마지막까지 '사업보국'을 실천한 것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인류사회 공헌 철학을 계승
이건희 선대회장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하며 삼성의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했다.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밝히며 선친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이후 의료 지원 사업과 미술품 기증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과 문화 향유 기회 확대에 기여하며, 사회공헌 방식에 새로운 이정표를 수립했다.
한국 최초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생명과 안전 보호 기여
유족들은 감염병 극복을 위해 2021년 4월, 국립중앙의료원에 7000억원을 출연해 감염병전문병원 건립과 연구 인프라 확충 및 연구 지원에 나섰다.
기부금 중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1,000억원은 연구 인프라 확충 ▲1000억원은 연구 지원에 투입됐다. 중앙감염병병원은 2030년 서울시 중구에 150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환자 진료뿐 아니라 감염병 대응 교육∙훈련과 신종∙고위험 감염병 임상 연구를 함께 수행할 계획이다.
감염병 연구 인프라 확충과 연구 지원은 신∙변종 감염병 발생 시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이 2024년 10월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서 환아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 제공
어린이 위한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2만8000여명 수혜
이건희 선대회장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시작한 사업 중 하나가 어린이집 건립이었을 정도로 어린이를 위한 보육과 복지에 관심이 컸다.
유족들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뜻이 후대에도 이어지도록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을 위해 2021년 4월 서울대학교병원에 3000억원을 기부했다. 3000억원 중 ▲1500억원은 소아암 진단 및 치료 ▲600억원은 희귀질환 진단 및 치료 ▲900억원은 공동임상연구 및 연구 인프라 구축 등에 쓰이고 있다.
지원 사업이 시작된 이래로 약 5년간 201개 기관, 1571명의 인력이 ▲연구 ▲진단 ▲진료 등에 참여했으며, 2025년 말 기준 누적 수혜자는 2만8000여명에 달한다.
2만3000여점의 미술품 기증…K-컬처의 문화적 위상 드높여
이건희 선대회장은 기업가이자 예술 애호가로서 문화유산 보존과 공유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유족들은 고인의 신념을 기려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한 총 2만3000여점의 미술품을 사회에 환원했다. 기증 당시 미술계에서는 미술품의 가치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술품 기증은 국민 누구나 세계적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일각에서 제기한 해외 반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결단이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평생에 걸쳐 구축한 방대한 컬렉션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 한국 문화∙예술의 가치를 알리고 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 해외 순회전의 첫 전시는 2025년 11월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렸다. 전시에는 약 8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이는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이 최근 5년간 개최한 특별전 중 최다 관람객 기록이다.
올해 1월 순회전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해 열린 갈라디너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과 유족들은 미국의 주요 인사들에게 한국 문화의 품격을 알리고 민간 외교를 통한 국격 제고에 힘썼다.
이 행사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포함한 미국의 정·관계, 재계, 문화계 인사 약 250명이 참석해 순회전의 의미를 함께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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