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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들 "4노조가  나서달라"…실리적 타결 분위기 확산

조한진 기자 ㅣ hjc@chosun.com
등록 2026.05.10 19:33

사후조정 앞두고 게시판에 "교섭 결렬 막아달라"는 글 줄이어
"수십조 피해 무조건 나올 것…직원들, 노조 지도부에 합의 촉구
"전삼노가 교섭대표로 나서 윈윈하는 선으로 마무리해달라"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정부 중재로 삼성전자 노사의 협상 테이블이 차려진 가운데 삼성전자 내부에서 실리적 타결을 원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파업 시 수십조원의 피해가 전망되는 가운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등이 교섭에 참여해 '윈윈'의 해법을 찾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11~12일 사후조정 절차에 앞서 삼성전자 직원들이 모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이쯤에서 노조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 합의해달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직원들은 노조의 강경 운영에 따른 피로감과 파업 현실화로 막대한 손실 우려를 동시에 하고 있다. 전삼노이 교섭대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적정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해줄 것도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강경 투쟁을 이끌어 온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노조 내부에서 조차 "더 이상 일을 키우지 말고 적정선에서 합의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수십조 피해…파업 리스크에 불안감 고조


블라인드 한 게시자는 "수십조가 얼마인지 당최 감이 안 온다. 파업까지 가면 진짜 리스크가 너무너무 클 듯"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성과급 빠지면 안 되는데 제발 협상 잘 되면 좋겠다"며 노조 지도부에 합리적 결단을 주문했다.


이어 "승호 형도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너무 고집 부리지 말고 어지간히 챙겨받는데까지 받고 나와"라며 "지금 왠지 하도 사방에서 뭐라 해서 제정신 아닐 것 같은데, 이런 때 전삼노가 좀 나서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적었다.


또 다른 게시자는 "이쯤에서 전삼노가 해결해줘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파업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네. 막상 파업 강행하려니 쫄리기도 하다. 예산 손실이 30조 가까이 된다는데 너무 일 크게 벌어지는 거 아닌지"라고 했다.


그동안 강경 투쟁의 핵심 동력이었던 DS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합의를 촉구하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블라인드 한 게시자는 '메모리형이다 초기업이건 전삼노건 합의하고 나와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메모리 보장하면 합의하고 나와라"라며 노조의 결단을 요구했다.


이는 그동안 최 위원장의 강경 투쟁 노선을 지지해 온 DS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파업 리스크에 대한 부담감과 합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초기업노조의 독선 합의 가로막아"…전삼노 기대감 확산


직원들의 이러한 반응은 그간 누적된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에 대한 피로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초기업노조는 사후조정 안건 선정 과정에서 전삼노가 제안한 '공통재원' 안건을 일방적으로 배제했고, 이로 인해 DX부문 조합원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블라인드에서는 "DX 입장에선 지금 교섭 결렬돼서 사후조정까지 간 마당에 초기업이 계속 교섭대표를 해야 될 명분이 있나", "교섭권 다시 넘기고 전삼노가 교섭해주면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초기업 욕심에 질렸다 이제"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미 3대 노조인 동행노조(SECU)는 4일 공동교섭단에서 공식 이탈한 상태이며, 초기업노조 게시판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의 탈퇴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이 마지막 합의 기회"… 모두가 피해자


재계 등에서는 11~12일 사후조정이 사실상 파업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직원들이 합의를 촉구하고 나선 배경도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할 천문학적 손실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18일간의 파업 시 DS부문 매출이 최대 5억9000만 달러(약 8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 리서치는 파업 리스크를 이유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 파업에 대한 부정 여론이 압도적이다. 리얼미터가 4월 27∼28일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9.3%가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로 부적절하다"고 답했고, 여론조사공정의 4월 26∼27일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4.3%가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를 "과도한 요구"라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 지도부가 명분에 매달려 사후조정마저 결렬시킨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노조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직원들조차 '적정선에서 합의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강경 투쟁만 고집하는 것은 노조의 사회적 명분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DS 조합원들 사이에서 '이제 그만하고 합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내부 위기감이 크다는 의미"라며 "노조 지도부가 현장의 민심을 외면한 채 강경 노선만 고수한다면 과반노조 지위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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