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사후조정 불성립…노조는 수락·사측은 유보
삼성 “과도한 요구 수용 어렵다”…노조 “예정대로 총파업 돌입”
이재명 대통령도 “노동3권엔 책임과 한계 필요” 언급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왼쪽부터),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종합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이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에서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동조합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안에 동의했지만 사측이 수락 여부를 유보하면서 조정이 불성립됐고, 노조는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일 “삼성전자 노사에 조정안을 제시했으며, 노측은 이를 수락했지만 사측은 수락 여부를 유보하며 서명하지 않아 2차 사후조정이 불성립됐다”고 밝혔다.
중노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했다. 노사는 전날 밤까지 협상을 이어간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막판 조율에 나섰지만 최종 합의에는 실패했다.
중노위 박수근 위원장은 “비록 이번 조정이 최종 합의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노사가 합의해 사후조정을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조정을 개시해 노사 교섭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사후조정 과정에서 성실히 협상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사후조정 3일 동안 성실히 임하며 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측이 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조정이 종료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은 예정대로 내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뉴스1
삼성전자는 사후조정 종료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협상 결렬 배경에 대해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요구했다”며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며 노조 파업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노동3권의 취지를 언급하며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에도 일정한 책임과 한계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노동3권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연대와 책임이라는 원리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의 이익만을 위해 집단적 힘이 행사돼서는 안 된다”며 “기업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만큼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선을 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노동조합이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통해 자신들의 권익을 주장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역시 적정한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 이익 배분 구조와 관련해서도 “영업이익은 투자자와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영역”이라며 “정부 역시 기업 성장과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세금을 공제하기 전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누는 방식은 투자자들도 적용받지 않는 구조”라며 “투자자 역시 세금 이후 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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