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노사의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최종 결렬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노조가 21일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20일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다.
삼성전자 노사는 '적자 사업부 보상' 안을 두고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의 70%를 반도체(DS) 부문 전체가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 30%를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수용할 경우 '성과주의' 기본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며 사후조정안에 합의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당장 시장이 반응했다. 이날 코스피와 삼성전자 주가 모두 요동쳤다. 파업이 현실화 되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여기에 삼성전자 노조가 불붙인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는 산업계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여러 기업에서 이익 배분 문제로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란전쟁, 미국발 관세 여파 등으로 대부분의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파업으로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탄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 경우 우리 경제와 사회에 부담이 커질 것은 불 보듯 뻔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공정이다. 몇 시간을 멈춰도 전후공정의 웨이퍼를 폐기해야 하고, 장비 재점검이 필요하다. 라인 수율 안정화에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파업으로 납기 지연이 발생하면 빅테크 고객사들의 신뢰를 잃을 가능성도 크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일부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파업 피해 금액이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 가치를 고려하면 손실액은 더욱 불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파업은 한 기업의 노사갈등을 넘어 우리 수출, 증시, 환율 등 경제를 흔들 수 있는 '메가 폭탄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는 '산업 안보적 위기'이기도 한다.
결국 삼성전자의 파업은 국민 손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도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열린 "지금 일부 노동조합이 단결권·단체행동권을 통해 단체교섭을 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데, 거기에도 적정한 선이 있지 않나"고 말했다. 소수의 이익만을 위해 집단적 힘이 행사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를 통해 파업을 피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정부는 '긴급조정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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