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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1시간 전 극적 타결…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갈등 봉합

임윤서 기자 ㅣ seoo@chosun.com
등록 2026.05.21 10:14

영업이익 12% 성과급 지급 합의…비메모리 적자 사업부 차등 적용
정부·중노위 중재 속 마라톤 교섭 끝 잠정 합의안 서명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갈등 봉합 국면…노조 찬반투표 예정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에서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서에 서명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사상 초유의 반도체 생산 셧다운 위기까지 거론됐던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총파업 직전 극적 타결로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성과급 갈등 역시 장기 대치 국면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경기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사후 조정 회의 끝에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노조의 총파업 예정 시각을 약 1시간 남겨둔 이날 밤 10시30분께 양측은 최종 접점을 찾았다.


노사는 사흘간 이어진 경기고용노동청 사후 조정 회의와 밤샘 자율교섭 끝에 최대 쟁점이던 성과급 제도화 문제에서 절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첫 교섭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진 노사 갈등이 정부 중재를 계기로 극적 합의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동안 양측은 반도체(DS) 부문 성과급 배분 방식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적자 사업부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 수준이 핵심 쟁점이었다. 협상이 장기간 공전하면서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했고, 반도체 공급망 차질 우려도 함께 커졌다.


협상 재개의 물꼬를 튼 것은 정부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적극적인 중재였다. 지난 8일 김도형 경기지방노동청장과 삼성전자 노사가 만나 중노위 사후조정 절차에 전격 합의하면서 한 달 넘게 중단됐던 대화가 다시 시작됐다. 이후 20일 오후 4시부터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조정에 나섰고, 노사는 6시간이 넘는 마라톤 교섭 끝에 최종 접점을 찾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압박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이번 타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모두 성과급 재원과 배분 방식에서 기존 입장을 일부 접으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는 평가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교섭 결과 브리핑에서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성과급 체계를 기존 OPI와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으로 나누기로 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성과급 재원 규모는 영업이익의 12%로 정리됐다. 기존 성과급 1.5%에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더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15%를 주장해온 노조와 10%를 고수한 회사 측이 서로 일부 양보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특별경영성과급은 공통 부문과 사업부 성과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전체 재원의 40%는 사업부 흑자·적자 여부와 무관하게 동일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하기로 했다.


비메모리 적자 사업부에는 단계적으로 차등 지급 제도가 적용된다. 올해는 페널티 적용을 미루되 내년부터는 사업부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또 2027년부터는 적자 사업부 직원들이 공통 몫의 60%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제한을 두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의안이 메모리 사업의 호실적을 반도체 부문 전체가 일정 부분 공유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특별경영성과급은 최소 영업이익 기준을 넘어야 지급되는 조건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급 방식도 현금이 아닌 자사주 지급 형태로 결정됐다. 세금을 제외한 성과급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되, 지급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 물량은 각각 1년과 2년 동안 매각이 제한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앞으로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투표가 가결되면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져 온 삼성전자 노사 갈등도 최종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과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임직원들 덕분에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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