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진의학과 정재은 (산부인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진의학과 정재은 (산부인과)
2025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하여, 우리나라의 임신과 출산 추세가 청신호를 보입니다. 그러나 출산한 산모 가운데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7.3%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여 고위험 임신에 속하는 고령 산모가 산모 10명 중 3명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모두 지키기 위한 첫걸음인 임신 전 건강관리를 강조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임신 전 건강관리란 “임신 전 가임기 남녀에 대한 생의학적, 행동학적, 사회적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중재하는 예방적 차원의 관리로서, 산모와 태아의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임신 전부터 남녀가 함께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도모하는 포괄적 관리”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임신을 원하는 여성의 연령, 건강 이력, 산과 병력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임신 전 여성 및 남편 가족의 유전질환, 난임, 유산 또는 선천적 결함 등 고려하여 유전상담을 진행하는 것은 임신 전 건강관리의 한 예시입니다.
임신 전 건강검진 검사에는 일반적으로 혈압, 체질량지수, 혈액검사, 소변검사, 부인과 검사, 유방 검사, 흉부 X선 검사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와 함께 구강검진과 정신 건강검진 또한 시행하기를 권고합니다.
먼저, 혈압 및 체질량지수 검사를 통해 고혈압, 비만 혹은 저 체중 여부, 대사성 질환 여부를 확인합니다. 임신 전 여성이 비만(BMI≥26kg/m2)인 경우 임신성 당뇨병, 고혈압, 대두증(머리둘레가 평균보다 큰 아기), 출산 시 외상, 제왕절개, 조산의 위험이 증가하고, 저 체중(BMI<18.5 kg/m2)인 경우 난임, 유산, 조산의 위험 및 저 체중 출생아 출산 가능성이 증가합니다.
혈액 검사의 종류에는 콜레스테롤, 혈당, 혈색소, 혈소판, 간 기능, 신장 기능, 갑상선호르몬검사, 난소 기능, 혈액형 검사, A형/B형/C형 간염과 에이즈, 풍진 항체 검사, 매독 반응 검사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태아의 성장지연, 조산 위험 증가를 유발할 수 있는 빈혈, 임신성 당뇨 위험, 난산, 산후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고혈당, 배란 불규칙과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유산 가능성 증가, 태아신경발달에도 영향을 미쳐 초기 관리가 필수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 태아의 저 체중, 조산, 산모의 고혈압성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갑상선 기능항진증, 산모 건강을 위협하고 수직 감염을 일으키는 감염질환을 진단, 치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변검사로 요로감염 여부, 신장 질환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흉부 X선 검사를 시행하여 결핵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검사, 부인과 초음파검사, 유방암 검사와 같은 부인과 검진을 통해 자궁경부암, 유방암 여부 확인 및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난소 낭종,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을 진단, 필요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치과 검진으로 치주염 여부, 충치 여부, 정신건강 검진으로 기분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확인합니다. 치주염은 자간전증, 조산, 저 체중 출생 위험과의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충치를 일으키는 박테리아는 출산 후 부모에서 자녀로 전염되기 때문에 예비 부모의 구강 건강 관리는 태아의 구강 건강과 직결됩니다.
기분장애와 불안장애는 가임기에 흔하며, 임신 중 새로운 정신 질환이나 기존 질환의 재발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 평가 또한 임신 전 관리에 포함되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임신 전 필수 예방 접종을 권합니다. MMR이라고 불리는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백신 접종 필요합니다. 특히 풍진 임신 초기 감염 시 태아 심장 기형, 청각 장애, 시력 이상 등 위중한 태아 합병증을 낳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산전 접종이 권고됩니다. 단, 생백신이므로 접종 후 최소한 한 달간 피임해야 합니다. B형 간염 예방 접종은 항체 여부 확인 후 접종하여 아이의 간 부전, 태아 수직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항체가 없다면 세 번 간격으로 접종해야 합니다.
수두 백신은 항체가 없을 시 임신 최소 두 달 전에 한 달 간격으로 두 번의 접종이 필요하며 접종 후에 한 달 이상 피임해야 합니다.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의 경우 임신 전에 미리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 예방 접종 이력은 질병 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신을 고려하는 가임기 모든 여성에게 엽산 복용이 권고됩니다. 임신 전부터 임신 12주까지 매일 400~800마이크로그램(mcg)의 엽산 보충제를 복용하고, 엽산이 풍부한 식단을 하여 무뇌증, 척추갈림증 같은 신경관 결손증(NTD)의 위험을 줄입니다. 이전에 신경관 결손증 임신이 있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이 있거나, 발작 장애가 있는 환자(특히 발프로산이나 카르바마제핀으로 치료받는 경우) 임신 전 엽산(4mg)의 고용량 복용이 권고됩니다.
임신 중 알코올 사용은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ASD)의 원인으로, 태아는 신체적 문제와 행동 및 지적 장애를 포함하여 평생 지속될 수 있는 장애를 갖게 됩니다. 따라서, 임신 중이나 임신 준비 시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합니다.
임신 중 흡연은 자연유산, 사산, 저 체중 출산, 조산, 전치태반, 태반 조기 박리, 구순열,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 위험 증가 등 다양한 임신 합병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 중이나 임신 준비 시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합니다.
또한, 고혈압, 당뇨, 우울증 등 만성질환, 임신 시 금기 약물복용, 생활 습관 또는 직업적 위험인자 노출, 성병(STI), 신체적·정서적 학대 여부 등에 대해서도 확인 및 상담이 필요합니다.
임신 전 여성의 건강검진 및 상담을 통한 건강 증진, 위험평가, 기존 질환의 관리, 백신, 생활 습관 선택 등으로 다양한 신생아 질환 및 출생 질환 발생률을 줄여 여성 본인과 자녀, 개인과 가족에게 평생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신체적·인지적 발달 이상을 예방하여 건강한 임신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합병증 위험을 줄이며, 자녀의 장기적인 건강과 웰빙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이에 각 시도 보건소에서 임신 전 건강검진, 2025년부터 필수 가임력 검사비 지원 확대 등으로 임신 전 가임기 여성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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