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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명 함께 간다"…젠슨 황, 한국 기업과 전방위 협력 선언

임윤서 기자 ㅣ seoo@chosun.com
등록 2026.06.08 18:07

SK와 차세대 메모리·AI 클라우드 공동 개발
엔씨·크래프톤·두산까지 협력 확대하며 생태계 구축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이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들과 연쇄 협력 발표에 나서며 한국을 아시아 인공지능(AI)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재확인했다.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두산그룹, 네이버, 엔씨, 크래프톤 등과 차세대 AI 인프라, 피지컬 AI, 로보틱스, 게임 AI 분야 협력을 확대하며 한국 기업들과의 전략적 동맹을 한층 강화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엔비디와와 국내 기업들의 협력의 핵심 키워드는 AI 팩토리와 피지컬 AI다. 엔비디아는 AI를 학습·추론하는 데이터센터를 넘어 토큰을 생산하는 차세대 지능형 인프라인 AI 팩토리 구축을 글로벌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메모리·통신·제조·로보틱스 역량을 기반으로 핵심 파트너 역할을 맡게 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차량에 직접 탑승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 "지금이 현대차의 시간"…젠슨 황, 정의선 만나 미래 모빌리티 협력 본격화


현대차그룹은 이번 젠슨 황 CEO 방한 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젠슨 황 CEO는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해 정의선 회장과 만나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팩토리, 피지컬 AI, 새만금 AI 밸리 구상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젠슨 황 CEO는 "정의선 회장과 나는 매우 좋은 친구"라며 "양사의 협력은 자율주행차에서 시작해 모빌리티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로봇택시와 다양한 자율 모빌리티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젠슨 황 CEO는 현대차그룹을 제조업과 모빌리티, 중공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하며 AI와 로보틱스 시대의 핵심 주체로 지목했다. 그는 "현대차의 제조 역량과 AI, 그리고 AI의 다음 진화 단계인 로보틱스가 결합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모빌리티에서 로보틱스, AI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현대차와 협력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날 기존 자율주행 협력을 넘어 피지컬 AI와 미래 제조 혁신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양사는 급변하는 AI 및 모빌리티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만금 AI 밸리를 비롯해 피지컬 AI, 글로벌 표준 AI 에코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본사 방문 과정에서도 젠슨 황 CEO는 그룹의 미래 기술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자동 수소충전로봇과 관수로봇,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 PBV 차량인 PV5,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등을 직접 살펴보며 "대단하다(Amazing)", "아름답다(Beautiful)"라는 감탄을 반복했다.


이어 임직원 대상 연설에서 젠슨 황 CEO는 "AI의 다음 물결은 모빌리티와 피지컬 AI"라며 "지금이 바로 현대차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가 수십 년 동안 축적해 온 제조와 엔지니어링 역량이 AI와 결합하면 폭발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현대차를 사랑하며 여러분의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SK 제공

◇ 차세대 메모리부터 AI 클라우드까지…SK·엔비디아 전방위 협력 확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AI 팩토리용 메모리를 공동 개발한다. 양사는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CPU, RTX 스파크 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 등에 탑재될 메모리를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과정에 엔비디아의 CUDA-X 라이브러리와 PhysicsNeMo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TCAD와 계산 리소그래피 등 시뮬레이션 기술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트윈 기반 자율 제조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DSX 플랫폼 기반의 풀스택 AI 클라우드 사업에 나선다. 양사는 2027년 한국에서 첫 AI 팩토리를 가동하고 이를 GW급 규모로 확대해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에도 합류해 블랙웰 GPU와 베라 루빈 플랫폼을 활용한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SK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기존 HBM 중심의 반도체 협력을 넘어 AI 인프라 전 영역으로 확대된다. 양사는 GPU와 메모리 성능을 함께 향상시키는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공동 연구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수년간 함께해 온 협업의 깊이를 보여주는 파트너십"이라며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 공동개발과 AI 기반 반도체 설계·제조 혁신을 통해 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광모 LG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 제공

◇ 엑사원·ADAS 고도화…LG, 엔비디아와 미래 AI 사업 속도낸다


LG도 엔비디아와 차세대 AI 산업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한다. 양사는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경영진 회의를 열고 피지컬 AI, AI 인프라, 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로봇 개발 협력을 확대하고, LG의 제조 데이터와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결합해 자율 제조 생태계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엔비디아 DSX AI 팩토리 아키텍처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인프라 분야 협력도 추진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LG의 전장 사업 역량과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결합해 차세대 자율주행 보조시스템(ADAS) 개발을 고도화한다. 이와 함께 LG AI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와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체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의 성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광모 회장은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LG는 피지컬 AI와 AI 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왼쪽)이 8일 네이버 사옥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악수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 엔비디아, 네이버·K-게임과도 AI 협력 확대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양사는 기가와트(GW)급 초대형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공동 사업에 합의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네이버 사옥 1784에서 만나 AI 팩토리 구축 로드맵과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논의했다. 양사는 2027년 55MW 규모 AI 팩토리 구축을 시작으로 100MW, 200MW 규모로 단계적으로 확장해 궁극적으로 GW급 AI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 운영 경험과 대규모 GPU 클러스터 구축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에 참여한다.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플랫폼 DSX와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AI 인프라를 넘어 공간 인텔리전스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한다. 엔비디아의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에 네이버의 공간 데이터와 거리뷰 기술을 활용한 '서울 월드 모델'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해진 의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각 국가와 지역이 독자적인 소버린 AI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네이버의 기술 인프라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일 서울 서초구 포털 PC방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게이머들과 소통하고 있다. /엔씨 제공

국내 게임 업계와의 협력도 한층 강화됐다.


김택진 엔씨 대표와 젠슨 황 CEO는 7일 서울 서초구의 한 PC방에서 글로벌 파트너십 2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게이머들과 직접 만났다. 양사는 현장에서 차세대 윈도우용 슈퍼칩 RTX 스파크를 소개하고 관련 노트북을 증정했다. RTX 스파크가 탑재된 기기를 통해 엔씨의 신작 '아이온2'와 '신더시티' 시연도 진행됐다.


엔씨와 엔비디아는 2000년대 초 '리니지' 시리즈 개발부터 협력을 이어왔으며, 게임스컴과 지스타,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등 주요 글로벌 행사에서도 협업을 지속해 왔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신더시티'를 RTX 플래그십 타이틀로 공개한 바 있다.


양사는 향후 피지컬 AI를 비롯해 실시간 시뮬레이션, 물리 기반 컴퓨팅, AI 인터랙션 기술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택진 대표는 "20년 넘게 협력을 이어온 젠슨 황 CEO와 국내에서 함께 게이머를 만나 기쁘다"며 "신작 개발과 AI 연구 분야 협력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PUBG 팬 이벤트에 참석해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크래프톤 제공

같은 날 크래프톤은 서울 강남구의 한 PC방에서 배틀그라운드 팬 이벤트를 열고 장병규 의장과 젠슨 황 CEO의 만남을 공개했다. 양사는 배틀그라운드와 인조이 등 주요 게임의 RTX 스파크 플랫폼 최적화를 추진하는 한편 로보틱스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협업 모델 CPC(Co-Playable Character)를 공개한 바 있다. 엔비디아 에이스 기술 기반으로 개발한 PUBG 엘라이는 게임 속 AI 동료 캐릭터 구현 사례로 평가받는다. 크래프톤은 올해 초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AI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엔비디아와 협력을 바탕으로 게임뿐 아니라 AI 영역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전 시구·시타 행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산 제공

◇ 두산·엔비디아, AI 팩토리·피지컬 AI 협력…에너지·로봇 사업 확대


제조업 분야에서는 두산그룹이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및 AI 팩토리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전(SMR),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등을 AI 팩토리 전력 인프라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Isaac Sim, Isaac Lab, Cosmos, Jetson Thor 등을 활용해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 개발과 산업용 로봇 솔루션 구축에 협력한다.


두산밥캣은 건설·농업·물류 장비에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을 접목해 자율 작업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두산 전자BG는 AI 데이터센터용 인쇄회로기판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 분야에서 엔비디아 MGX 플랫폼 관련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에너지, 로보틱스, 첨단소재 분야에서 AI 시대에 필요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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