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내재화와 데이터 경쟁력 강화
SDV 시대 조직 혁신·인재 육성 방향 제시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축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전략과 인재 육성 철학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0일 올해 초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및 포티투닷(42dot) 최고경영자(CEO)로 합류한 박민우 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AI·자율주행·SDV 분야 대응 전략과 조직 운영 방향을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오는 9월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에서 열리는 ‘HMG 테크 탤런트 포럼 2026’을 앞두고 그룹의 기술 비전과 엔지니어링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사장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 초기 핵심 멤버로 활동하며 테슬라 비전 설계를 주도했고, 이후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인지 기술 조직을 이끄는 등 글로벌 자율주행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현대차그룹 합류 배경에 대해 “모빌리티 혁신은 확장 가능한 하드웨어 역량과 강력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실현된다”며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의지도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 협업으로 데이터 확보, 자체 기술로 완성…현대차 '투트랙 승부수'
박 사장은 미래 모빌리티 경쟁의 핵심 키워드로 ‘실행(Execution)’을 제시했다. 그는 “미래는 누가 기술을 먼저 개발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확장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며 “선행 연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의 내재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 사장은 ‘실행 우선(Execution-first)’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상용화 속도와 신뢰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모빌리티 산업에서는 데이터 활용 능력이 경쟁 우위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얼마나 빠르게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학습과 고도화에 활용해 실제 제품 경쟁력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과 기술 내재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협업을 통해 상용화와 검증 역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체 자율주행 기술과 SDV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박 사장은 “파트너십을 통해 축적되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현대차그룹의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자체 기술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센서 표준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와 포티투닷, 모셔널 등이 참여하는 ‘데이터 유니언(Data Union)’ 체계를 구축해 데이터 확보부터 모델 개선, 양산 적용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 구조를 마련하고 기술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로보틱스 역시 미래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제시됐다. 박 사장은 “기술은 구현 가능성을 증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상용화와 대규모 양산을 통해 실제로 사람을 돕는 기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 /현대차 제공
◇ "실패는 리더 몫"…현대차의 개발 문화 혁신
조직 운영과 인재 육성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구개발과 생산 현장 간의 갈등은 산업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박 사장은 “중요한 것은 갈등을 더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긍정적인 마찰로 바꾸는 것”이라며 “기술 그 자체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돕는 최고의 기술을 만들어야 하며 실패의 책임은 리더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를 제조 중심 개발 방식과 소프트웨어 중심 개발 문화가 공존하는 전환기로 규정하며 개발자들에게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엔지니어들이 주요 의사결정과 새로운 기술 스택 도입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율주행 분야의 투 트랙 전략이 개발자들에게 차별화된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협업은 표준과 검증을, 내재화는 최적화와 현실을 의미한다”며 “두 영역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단순한 개발자를 넘어 기술적 판단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연구개발·양산 조직 간 유기적인 협업이 SDV 시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치열한 토론 끝에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조직 전체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일 수 있는 성숙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오는 9월 개최되는 HMG 테크 탤런트 포럼 2026을 통해 글로벌 우수 인재들과의 기술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 인사실장 김혜인 부사장 등과 함께 키노트 스피치와 리더스 패널 토크에 참여해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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