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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전력 잡는 실리콘 캐패시터…삼성전기 시장 정조준

임윤서 기자 ㅣ seoo@chosun.com
등록 2026.06.14 09:00

AI 인프라 확대로 연평균 18% 성장 전망
MLCC와 함께 차세대 전력 솔루션 시장 공략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맞춰 차세대 핵심 부품인 실리콘 캐패시터(Si-Cap)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11일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기술 설명회에서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실리콘 캐패시터의 기술 경쟁력과 시장 전망을 소개했다.


실리콘 캐패시터 개발을 담당하는 김원기 그룹장은 "AI 반도체의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은 전력 안정성 확보"라며 "실리콘 캐패시터는 반도체 칩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라고 설명했다.


캐패시터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역할과 함께 전기 신호의 노이즈를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가운데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 기반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제작되는 제품으로, 웨이퍼 표면에 미세 구조를 형성한 뒤 유전체와 전극을 배치해 작은 면적에서도 높은 전기 용량을 구현한다.


GPU·HBM 성능 좌우한다…AI 반도체의 ‘숨은 공신’ 실리콘 캐패시터


AI 시대 들어 실리콘 캐패시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AI 반도체는 일반 반도체보다 전력 소비가 크고 순간적인 전력 변화 폭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GPU와 HBM이 탑재되는 AI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는 고집적·대면적 구조로 설계돼 전력 공급 안정성이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기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보다 얇아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직접 탑재할 수 있으며, 급격한 전력 변동에 빠르게 대응해 노이즈를 제거하고 전력 공급을 안정화한다. 이 때문에 AI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HPC), 광통신 장비 등 고속·고집적 전자기기의 필수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적 강점도 뚜렷하다. 실리콘 웨이퍼 기반 구조를 적용해 초박형 구현이 가능하며, MLCC 대비 100배 이상 낮은 기생 인덕턴스(ESL)를 갖춰 고주파 환경에서 신호 손실을 최소화한다. 또한 전압 변화에 따른 용량 변동이 적고 내열성이 높아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다. 고객 요구에 따라 크기와 두께를 조정할 수 있어 반도체 기판 하부나 패키지 내부 등 다양한 위치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전기 실리콘캐패시터 목업. /삼성전기 제공

AI 서버 전력 잡는 '쌍두마차'…MLCC·실리콘 캐패시터 동시 공략


삼성전기는 실리콘 캐패시터와 MLCC를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 관계로 보고 있다. MLCC가 대용량 구현과 고전압 대응에 강점을 가진다면 실리콘 캐패시터는 초소형화와 고주파 특성에서 우위를 가진다. 실제 AI 서버 등 고성능 시스템에서는 두 제품을 함께 적용해 전력 안정성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전기는 D램 제조에 활용되던 ISC(Integrated Stack Capacitor) 공정을 실리콘 캐패시터에 적용했다. 실리콘 웨이퍼를 깊게 가공해 표면적을 확대하고 그 내부에 유전체와 전극을 형성함으로써 작은 면적에서도 높은 용량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품질 경쟁력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기존 MLCC 사업에서 축적한 품질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웨이퍼 상태가 아닌 개별 캐패시터를 정밀 검사할 수 있는 전용 테스터 설비를 자체 개발했다. 이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신뢰성 평가 체계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전력 안정화 솔루션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리콘 캐패시터 시장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기 삼성전기 실리콘캐패시터 개발 그룹장이 제품 개발 성과와 기술 경쟁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는 차별화 기술력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 그룹장은 "시장에는 전통적인 부품 업체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들도 경쟁자로 참여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패키지 기판부터 MLCC, 실리콘 캐패시터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공급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김 그룹장은 "기판과 MLCC, 실리콘 캐패시터 담당 조직이 원팀 체계로 움직이고 있다"며 "전압과 용량, 기판 두께 등 고객 요구사항에 맞춰 최적의 부품 조합을 한 번에 제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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