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리스크로 인한 D램·낸드 가격 급등, 중소 협력사 직격
납품대금 연동제·장기계약·상생펀드 등 안정화 전략 추진
직원이 지니TV 셋톱박스를 제작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메모리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협력사에 선금을 지급하며 공급망 안정화에 나섰다.
KT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메모리 확보용 선금을 지급했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환율,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가 급증해 가격 상승 흐름이 거세졌다.
KT는 이 같은 시장 환경이 단기간에 풀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셋톱박스 협력사를 우선 지원 대상으로 정하고, 선금 지급에 나선 배경이다. 이번 지원은 협력사가 약 6개월간 사용하는 물량의 메모리를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선제적으로 확보하도록 자금을 대주는 방식이다.
협력사로서는 가격 상승 이전에 물량을 미리 사들여 자금 부담을 줄이고, KT 역시 지니TV 셋톱박스 등 고객 서비스에 필요한 단말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KT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지원 범위를 더 넓힐지 검토할 방침이다.
KT는 이번 선금 지원 외에도 다양한 공급망 안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에는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처음으로 납품대금 연동제를 도입해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납품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고 있다. 또한, 협력사가 장기적으로 사업을 계획하도록 수요예보 기간을 기존 4~6개월에서 최대 1~3년으로 늘렸다.
공급망 이슈가 큰 품목에 대해서는 2~3년 단위의 장기계약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며, 상생협력펀드를 통해 협력사의 운영자금 조달도 지원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 공동 참가와 수출 상담회, AI 전환 교육 등 협력사의 경쟁력 자체를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권혜진 KT SCM실장은 최근의 공급망 위기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라고 짚으며, 메모리 선구매 지원을 비롯해 협력사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지원을 계속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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