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 LED 칩 대신 레드 부스터 적용…해외 IT 매체 커뮤니티서도 지적
LG전자 "RGB 구현방식 다양, 개별구동 방식 마이크로 RGB TV도 함께 갖춰"
"RGB 명칭 그대로 써도 되나"…올해 초 中 논란과 유사한 지적
LG 미니 RGB 에보 AI. /LG전자 제공
LG전자가 프리미엄 TV로 포지셔닝한 'LG 미니 RGB 에보 AI'가 적색 LED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기업의 보급형 TV에서 발생한 기술 논란이 LG전자 프리미엄 제품에서 재현될 조짐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LG 미니 RGB 에보 AI'가 독자적인 탠덤 LED 기술을 적용해 여러 개의 RGB 컬러층을 쌓는 방식으로 고순도 RGB 화질을 구현한다고 소개한다.
적색·녹색·청색(RGB)은 디스플레이가 다양한 색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세 가지 빛을 의미한다.
(위) 제품 상세페이지에서 "레드 칩 대신 레드 부스터를 적용하고 그린·블루 칩이 동시에 발광하는 구조"라고 설명한 화면. (아래) LG전자가 지난 6월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공개한 자료. 각주에는 실제로 적색(R) 칩은 없으며 독립적으로 구현되는 방식도 아니라고 설명돼 있다. /LG전자 자료
일반적으로 미니 RGB TV는 적색·녹색·청색 LED가 개별 구동해 색재현력을 높인 제품으로 인식된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도 RGB LED를 'LCD TV 백라이트를 구성하는 각 요소에 적색·녹색·청색 LED를 각각 탑재하고 이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구조'라고 정의하고 있다.
'LG 미니 RGB 에보 AI'는 적색(R) LED 칩을 사용하지 않는다. 각 칩 역시 독립적으로 구동되지 않는다. LG전자 글로벌 뉴스룸 사이트 하단에 이 같은 설명이 각주로 작게 표시돼 있다.
소비자가 이름만 보고 연상하는 것처럼 적색·녹색·청색 LED 칩이 각각 독립적으로 빛을 내는 구조도 아니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레드 칩 대신 레드 부스터를 적용하고 그린·블루 칩이 동시에 발광하는 구조"라고 별도로 부연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판매 중인 RGB 미니 LED TV에 기술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RGB TV를 구현하는 기술은 제조사마다 다르며, RGB를 반드시 개별 구동해야 한다는 국제 표준은 없다"며 "미니RGB의 기술방식은 고객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있으며, 개별구동 방식의 마이크로 RGB TV도 함께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CES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RGB LED를 'LCD TV 백라이트를 구성하는 각 요소에 적색(R)·녹색(G)·청색(B) LED를 각각 탑재하고, 이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구조'로 정의하고 있다. /CTA 자료
소비자 인식과 괴리…해외서 'RGB' 마케팅 논란
이 같은 기술 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이미 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해외 IT 전문 매체와 디스플레이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RGB'라는 표현이 기술적으로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일반 소비자가 예상하는 RGB LED 구조와 실제 제품의 구현 방식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LG전자의 '미니 RGB TV' 기술을 둘러싼 논란이 올해 초 TCL 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TCL은 보급형 RGB 미니 LED TV 'Q9M'을 출시했지만, 적색(R) LED 칩을 사용하지 않는 구조에도 'RGB' 명칭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 1월 TCL의 보급형 RGB 미니 LED TV 'Q9M'을 분해·분석한 결과, 비용 절감을 위해 순수한 RGB LED 칩 대신 청색·녹색 LED 칩과 적색 형광체를 조합한 구조를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TCL은 해당 제품을 'RGB 미니 LED TV'로 마케팅했고, 이에 국내외 언론은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RGB LED 구조와 실제 제품의 구현 방식 사이에 차이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의 핵심은 기술의 우열이 아니었다. 소비자는 'RGB'라는 명칭을 보고 적색·녹색·청색 LED 칩이 각각 독립적으로 빛을 내는 구조를 예상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제품은 다른 방식으로 색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원가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제품명을 통해 기대하는 기술적 특성과 실제 구조가 달라질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중국 경제매체 시나 파이낸스가 "기존 RGB 미니 LED는 적색(R) LED 칩의 낮은 생산 수율로 제조 단가가 높았으나, TCL은 적색광 생성 방식을 재구성해 백라이트 시스템 제조 비용을 15~20% 절감했다"고 설명한 자료.
"비싼 적색 LED 칩" 빼 원가 낮춘 TCL…LG도?
중국 경제매체 시나 파이낸스는 Q9M의 기술을 소개하며 "기존의 적색(R)·녹색(G)·청색(B) LED 칩을 각각 사용하는 구조 대신, 청색·녹색 LED 칩과 KSF 형광체를 조합하는 방식을 적용했다"며 "기존 RGB 미니 LED는 적색 LED 칩의 낮은 생산 수율이 오랫동안 제조 단가를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TCL은 적색광 생성 방식을 재설계해 백라이트 시스템 원가를 약 15~20%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RGB 미니 LED의 대중화 기반을 마련했고, 65인치 7999위안, 75인치 9999위안의 가격으로 업계 최초의 1만위안 이하 RGB 미니 LED TV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TCL의 'Q9M'이 순수한 RGB LED 칩 대신 청색·녹색 LED 칩과 ‘적색 형광체’를 조합한 구조를 채택한 것과 LG전자가 적색(R) LED 칩 대신 '레드 부스터'를 적용한 방식은 기술적 접근 방식에서 유사성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RGB라고 하려면 적색(R)·녹색(G)·청색(B)이 각각 독립적으로 제어돼야 한다"며 "독립 제어가 되지 않는 구조라면 RGB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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