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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美 나스닥 입성…40조원 조달 AI 투자 가속

임윤서 기자 ㅣ seoo@chosun.com
등록 2026.07.10 16:09

외국 기업 美 IPO 역대 최대…7배 넘는 투자 주문 몰려
용인 클러스터·첨단 패키징 공장 등 생산능력 확대 박차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뉴스1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고 약 40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확보한 자금을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반도체 설비 투자에 투입해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은 이날(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ADR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로 최종 확정됐으며 공모 물량은 1억7790만주다. 이를 통해 조달하는 금액은 265억700만달러(약 40조원)로, 2014년 중국 알리바바의 250억달러를 넘어 외국 기업의 미국 IPO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번 ADR은 국내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하며, 공모가는 전날 SK하이닉스 보통주 종가 대비 약 2.9%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대규모 IPO가 통상 기존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프리미엄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성장성 평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ADR 발행을 위해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에 해당하는 최대 1779만주의 신주를 미국 예탁기관인 씨티은행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한다. 공모 절차는 오는 14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은 대부분 시설 투자에 투입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P&T7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내년 말까지 도입 예정인 EUV 장비에도 11조9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피크아웃 우려에도 AI 서버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 글로벌 메모리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75~8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공급 부족에 따른 호황이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ADR 공모에는 모집 물량의 7배가 넘는 매수 주문이 몰렸으며, 베일리 기포드와 코튜 매니지먼트 등 글로벌 대형 투자기관들도 대규모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상장은 자금 조달을 넘어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두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미국 경쟁사인 마이크론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아 왔다.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지면 저평가 해소와 함께 글로벌 자산운용사, 연기금, 패시브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ADR 상장 추진과 관련해 "한국 주주들뿐 아니라 미국과 글로벌 주주들에게도 노출돼 더욱 글로벌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연내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도 마련해 시장과의 소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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