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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호 부산대학교병원 융합의학기술원장. /디지틀조선TV
한인호 부산대학교병원 융합의학기술원장은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컨퍼런스 ‘AI BUS 2026’에 의료 AI 세션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그는 ‘북극항로시대, AI로 열어가는 대한민국 해양의료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발표에 나섰다.
한 원장은 “북극항로 선점은 대한민국 입장에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정부는 국회 본회의에서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기존 남방항로보다 운항 거리를 30% 이상 줄인다는 전략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한 원장은 대항해시대 이후 역사를 언급하며 “의료 인프라는 해양 진출의 부속품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늘날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에 수술실과 중환자실, 병동까지 갖춘 의료 시설이 상시 운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산대병원은 해양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써 왔다. 지난 2015년 해양원격의료 시범사업으로 출발해 위성통신을 통한 화상 진료를 시작했고, 올해로 12년째다. 현재 약 244척의 선박, 3000여 명 규모의 선원이 이 체계 안에서 관리받고 있다. 선박에는 혈압계와 심전도 측정기, 소변 검사 키트 등 기초 의료 장비가 실려 있고,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육상의 의료진과 연결해 낮 시간대는 물론 응급 상황에서도 진료를 지원한다. 부산대병원은 이 성과로 2016년 국가 IoT 대상을 받기도 했다.
한계도 지적됐다. 선박의 의료를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약 이틀간의 교육을 받은 의료관리자인 선원이다. 기본적인 의약품 관리와 투약 정도는 가능하지만, 응급 상황에서 전문적 판단을 내리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한 원장의 진단이다. 과도한 위성통신 비용도 걸림돌이었다. 이 같은 국면에서 한 원장은 스타링크를 비롯해 저궤도 위성통신이 보편화함에 따라 북극해 항로까지 통신이 가능해진 현 상황을 시사했다. 그는 “해양원격의료 시대가 시작되는 조건이 마련됐다”고 표현했다. 다음 과제는 여기에 인공지능을 결합하는 것이다.
이에 한 원장은 세 단계를 언급했다. 그는 “개인건강기록을 선원 단위로 통합해 국가 지정 원격의료센터와 연계하는 것, 측정 장비 자체에 AI를 탑재해 비의료인인 선원도 의사결정을 지원받도록 하는 것, 기기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조기에 이상 신호를 잡아내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