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BUS 2026] 변화하는 교육 현장...AI 시대 속 학생·교사의 새 역할론
등록 2026.09.11 18:25

국가AI전략위·KT·씽크포비엘, AI 시대 교육 방향성 공유
교사의 역할, 지식 전달자에서 판단·개입·책임의 주체로 이동

  • 송길태 부산대학교 정보의생명공학대학장. /디지틀조선TV
    송길태 부산대학교 정보의생명공학대학장. /디지틀조선TV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교육 현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교사와 학생의 역할 재정립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교육 체제의 근본적인 재설계와 함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 구축을 주문했다.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컨퍼런스 ‘AI BUS 2026’에서 ‘교육 AI : 멀티 에이전틱 AI 기반 차세대 교육 생태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한 전문가 발표가 진행됐다. 올해 AI BUS는 주요 내빈을 비롯한 참관객 200여 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채웠다. 

    송길태 부산대학교 정보의생명공학대학장은 오후 개회사에서 “AI BUS가 2023년 시작돼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AI와 부산의 이니셜을 딴 행사명은 시민이 함께 올라타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부산대학교가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 점을 언급하며, 부산대가 지역 AI 거점대학 역할을 하려면 대학 교육은 물론 초중고 교육까지 함께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이민석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교육인재분과위원장)는 ‘AI 시대의 교육 혁신과 미래 인재 양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AI 확산 속도 자체가 이전 기술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짚었다. 이에 교육 목적과 내용, 방법, 체제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 역할 또한 지식 전달자에서 학습을 설계하고 탐구를 촉진하며 윤리적으로 안내하는 역할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 KT AX미래기술원 에이전틱 AI랩장(상무)은 KT 서비스를 교육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외부 교육 AI 서비스를 소개하며, 교육 에이전트 설계 시 문제 성격에 따라 챗봇과 자율형 에이전트를 구분해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감한 판단에는 반드시 사람이 개입하는 절차를 두며, 한 학급 단위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넓혀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는 AI 시대 아동·청소년 보호를 다뤘다. 그는 유네스코와 OECD 등 국제기구가 학생을 AI의 사용자가 아닌 보호 대상으로 규정한다고 전했다. 한 예로, AI 캐릭터에 정서적으로 과도하게 의존한 청소년이 고립을 거쳐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해외에서 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위험 상황을 가려내는 판단, 적절한 개입, 결과에 책임지는 책임을 꼽았다. 학교 차원에서는 AI 도구 승인 절차와 안전장치, 역할·책임 정립, 모니터링 체계, 사고 대응 방침을 갖추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2026 AI·융합 수업 실천 사례 경진대회에 선정된 우수사례가 전시돼 있다. /디지틀조선TV
    2026 AI·융합 수업 실천 사례 경진대회에 선정된 우수사례가 전시돼 있다. /디지틀조선TV

    오후 마지막 순서는 AIEDAP 경남권역 사업지원단이 주관한 ‘2026 AI·융합 수업 실천 사례 경진대회’ 우수사례 발표였다. 행사장 한편에는 참가작 포스터가 전시됐다. AIEDAP 측은 총 24개 작품이 입상했으며 이 자리에서 발표된 세 사례가 1위(대상)와 2·3위(최우수상)라고 소개했다.  

    1위는 ‘AI COMPASS(마산여자고등학교 황아영, 마산고등학교 김서호)’가 받았다. AI COMPASS는 공통수학1 행렬 단원과 통합과학2를 엮어,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을 행렬 곱셈으로 재현해 필터버블의 작동 원리를 예측했다. 이와 함께 웨어러블 기기의 생체 데이터가 수집·활용되는 흐름을 추적해 스스로 데이터 공유 기준을 세우도록 한 3차시 수업이다. 수업 전후 검사에서 데이터·알고리즘 편향에 대한 인식과 개인정보 인식 관련 문항 점수가 모두 올랐다고 밝혔다. 

    2·3위는 ’우리 동네 생물 탐정(명진초등학교 최일훈·이상우)’과 ‘고장 난 AI 수리센터(갈육초등학교 이진규)’가 나란히 받았다. 우리 동네 생물 탐정은 5학년 학생들이 학교 인근 공원에서 관찰한 생물 데이터를 정보 카드로 구조화해 구글 노트북LM으로 홍보 챗봇을 만들고, 챗봇 답변을 원본 자료와 대조해 오류를 찾는 7차시 프로젝트다. 이 역시 사전·사후 검사에서 환경태도, 자기효능감, 수업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고장 난 AI 수리센터는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한 실과·도덕·사회 융합 6차시 수업으로, 급식 잔반을 판별하는 AI가 오작동한다는 설정의 긴급 수리 의뢰서로 시작해 데이터의 편향·부족·잘못된 라벨·배경 의존이라는 네 가지 오류 유형을 진단했다. 학생들이 직접 데이터를 수정한 뒤 엔트리 블록 코딩으로 잔반 인식 프로그램을 완성하도록 설계됐다. 

    우수사례 전시관에는 날씨·공기질 데이터로 학교 환경 뉴스를 제작한 CBL 융합수업, 지역소멸 통계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한 수업 등 21개 포스터가 함께 전시됐다. 동수영중학교 심승진 교사는 수업 효과에 대해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듣던 아이들이, 지금은 친구 발표를 하나하나 분석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해합성초등학교 김성락 교사는 생성형 AI 활용에 대해 “막상 써보니 안 쓸 이유가 없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도 주고, 못 만드는 자료도 간단히 만들어준다”고 답했다. 경운초등학교 동내화 교사는 AI 수업 역량을 어떻게 길렀는지 묻자 “작년부터 여름방학 때 연수를 쭉 들었고 올해도 후속 연수를 부산대학교에서 들었다. 의지만 있다면 배울 수 있는 채널은 다양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