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 진단]"비싼 요금제 불구 쓸만한 콘텐츠 없다"...4G와 차별화 콘텐츠 마련 시급

[류범열 기자]
ryu4813@chosun.com
등록 2020.09.17 10:39

5G 고가요금에 걸맞는 킬러 콘텐츠 부재…4G 서비스와 다를바 없어
이통사 VR·AR·클라우드 게임 콘텐츠 발굴에도 이용자들 활용도 떨어져
5G 가입자 증가세도 둔화…5월 이후 2달 연속 감소세

/사진=이종필 기자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가 700만명을 넘어섰다. 5G 스마트폰 신제품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올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 5명 중 1명이 가입할 정도로 5G 가입자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월 8~9만원대 고가요금제에 걸맞는 5G 특화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5G를 활용한 가상·증강현실(VR·AR), 클라우드 게임, 스포츠와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발굴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못내고 있다. 또 국내 5G 가입자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5G 서비스에 대한 매력도가 부족함을 짐작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수는 전월 대비 48만7190명 증가한 785만720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가입자 순증은 49만3101명으로 증가세는 다소 주춤했다.

올해 5G 순증 가입자 수는 ▲3월(52만478명) ▲4월(45만8740명) ▲5월(53만6997명) ▲6월(49만3101명) ▲7월(48만7190명)으로 지난 5월 최대치인 53만6997명을 기록한 이래 2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4G(LTE)가 새롭게 등장했을 때보다 5G만의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5G 서비스가 기존 LTE로도 가능한 데다 높아진 이용자 눈높이를 충족하기엔 부족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안정상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은 "5G 이동통신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5G를 특화할 수 있는 콘텐츠가 4G와 달라진 콘텐츠가 없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다"며 "이동통신사들이 처음에는 B2B서비스를 우선적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가입자 유치를 위해 B2C에 몰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별도로 4G와 구별되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가입자유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5G 콘텐츠 개발 고전…5G 서비스 중단되기도

이통사들은 작년 4월 5G 상용화 이후 VR·AR 서비스를 5G 주력 콘텐츠로 삼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에 따른 비대면 열풍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점프VR’과 ‘점프AR’ 앱을 중심으로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상용화, AR∙VR 서비스 출시 등 5G 기술∙서비스를 선도해 온 점을 인정받아 5G 월드 어워드에서 ‘최우수 5G 상용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KT도 여름휴가 특수를 겨냥해 ‘슈퍼VR’ 콘텐츠를 확대했다. LG유플러스는 VR·AR 기반 운동, 쇼핑, 공연 콘텐츠로 이른바 ‘집콕족’들을 사로잡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아직까지 이런 서비스에 대한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4G 콘텐츠가 아직까지도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한국산업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상현실 콘텐츠에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1.3%가 관심이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가상현실 콘텐츠에 관심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대부분은 ‘즐길만한 가상현실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용자들의 5G 서비스의 활용도가 낮아 서비스가 종료되기도 했다. KT는 지난 9일자로 5G 상용화와 함께 내놓은 특화 서비스인 '리얼 360'을 종료했다. 5G 서비스가 종료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얼 360은 KT가 5G를 상용화를 맞아 내놓은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앱 형태로 제공됐다. 360도 카메라와 연동해 ▲360도 영상통화 ▲360도 영상 시청 ▲360도 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5G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5G 특화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것은 그만큼 이용률이 저조한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앞서 KT는 5G를 기반으로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360도 영상 공유를 촉진하겠다는 취지로 이 서비스를 개발했으나, 보편적인 서비스로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360도 영상 촬영이 가능한 전용 카메라를 보유한 이용자만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단말 제조사가 제공하는 앱이나 KT가 보유한 영상통화 및 VR 앱과 일부 서비스가 중복된다는 점 역시 서비스 확산의 장애물로 지목돼 왔다.

◇ 5G 콘텐츠 인프라 부족한 상황서 고가 요금제 출시 논란

4G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서비스 확산을 이끌었다면 5G의 킬러 콘텐츠는 VR·AR, 홀로그램 등 실감콘텐츠가 꼽힌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실감콘텐츠 산업은 경쟁력이 부족해 시장 확산이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실감콘텐츠 산업에 20203년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 매출 50억원 이상의 실감콘텐츠 전문기업 100개를 키우는 한편 실감콘텐츠 실무인재 4700명과 석박사급 고급인재 850명 등 총 555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국내 이통사에서는 LG유플러스가 5G 킬러 콘텐츠로 실감 콘텐츠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G 콘텐츠 및 기술개발에 5년간 2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육, 게임 등 생활영역으로 고객가치를 넓혀 AR, VR 기능 중심의 ‘5G 서비스 3.0’을 선보인다.

이같은 노력에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일본 이동통신사 KDDI와 AR(증강현실) 교육 콘텐츠 'U+ 아이들생생도서관'의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국내 통신사가 해외 통신사에 5G 기반의 교육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LG유플러스는 작년 하반기 중국 차이나텔레콤에 5G 콘텐츠 및 솔루션을 수출하고 올해 홍콩 홍콩텔레콤, 일본 KDDI, 대만 청화텔레콤에 VR(가상현실) 콘텐츠를 수출한 이후 연이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LG유플러스가 미국의 퀄컴 등 글로벌 주요 정보통신(IT) 기업들과 함께 5G 이동통신에 최적화된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 테크놀러지, 캐나다·일본·중국의 이동통신사 벨 캐나다·KDDI·차이나텔레콤과 5G 콘텐츠 연합체인 '확장현실(XR) 얼라이언스'를 창립했다. LG유플러스는 첫번째 의장사 역할을 맡았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부사장)은 “해외 5G 산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면서 다수의 글로벌 통신사들이 콘텐츠·기술 등이 앞서 있는 한국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AR, VR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당사가 초대 의장사 역할까지 맡게 됐다”며 “고품질의 XR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XR 얼라이언스 연계를 통해 이러한 비용적 효율을 높이고 기술적 완성도도 더할 수 있다. 때문에 단순 제휴나 협력사 개념을 넘어서 실제 콘텐츠 제작, 제공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