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LTE보다 20배?' 여전히 불편한 5G…"이통3사 설비투자 미온적"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21.12.08 13:24 / 수정 2021.12.08 13:33

공정위, '5G 과장광고' 이통3사에 과징금 등 제재 착수
5G 속도 핵심은 '28㎓ 대역 주파수'…기지국 200여개 불과
기지국 설치 '지지부진'…이통3사 지난해 수준 설비투자 약속

/조선DB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5G(5세대 이동통신) 속도 허위·과장 광고에 칼을 빼든 가운데 이들 회사가 당초 주파수 할당 시 약속했던 28(기가헤르츠) 기지국 설비 투자로 서비스 품질을 제고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이통3사가 기지국 망을 확대해 신규 설치하기보다 기존 지하철 와이파이를 현행 LTE 기반에서 5G로 바꾸는 방법을 추진해 설비 투자 목표 달성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사용자들은 허위·과장로 고객을 유치한 이통3사가 설비투자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품질 개선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앞서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은 5G 서비스 초기단계에서 '2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는 광고가 허위과장광고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과징금 등 제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심사보고서를 이통 3사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이 발표한 12한국 5G 품질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5G 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 467.4Mbps LG유플러스 414Mbps KT 367.6 Mbps 등으로 나타났다. 과거 4G(LTE)의 평균 다운로드 평균 속도인 158.53Mbps와 비교할 때 3~4배 정도 높은 수준이지만 이통 3사가 내걸었던 '20배 빠른 속도'에는 한참 못 미친 것이다.

각사 5G서비스 광고 갈무리

 

우리나라에 설치된 5G 공중망은 대부분 3.5대역을 사용한다. 하지만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진짜 5G'28대역 주파수를 사용해야 한다.

 

28대역은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드론 작동 등 많은 양의 데이터 전송에 용이하다. 특히 285G 서비스는 기존 LTE보다 속도가 20배가량 빠른 최대 20Gbps의 네트워크 속도를 지원한다.

 

LTE에 비해 주파수 도달거리가 짧고 기지국당 커버리지가 적은 5G는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하는 망 특성상 4G(LTE) 대비 4.3배 이상의 기지국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5G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김진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5G 상용화 1년 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가 구현되려면 LTE4.3배수의 5G 전용 기지국이 필요하다라는 내용의 공식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정위가 5G 속도에 대해 허위광고로 판단했다는 것은 (이용자의) 재산상,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 민법상 배상 책임을 져야한다는 논리를 인정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 '김진욱TV' 유튜브 제공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전국에 구축한 285G 기지국 숫자는 지난 10월말 기준 204개로 집계됐다. 이는 통신 3사가 20185G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올해 말까지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45000개의 0.45%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파법상 의무 구축 수량 대비 실제 구축 수량이 10% 미만이거나 평가 결과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이 내려진다. 이통 3사가 처분을 피하려면 의무 구축 개수의 10%4500대 이상(누적)을 연내 설치해야 한다.

 

이에 통신 3사는 지하철에 공동 구축할 예정인 5G 기지국 1500개를 의무 구축 수량에 포함해달라고 과기정통부에 건의했다. 통신 3사는 지하철 와이파이를 현행 LTE 기반에서 5G 기반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기지국을 회사별로 500개씩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통3사가 제재를 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린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하철 와이파이를 의무 구축 수량으로 인정해 주면 각 통신사가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의무 구축 최소 기준인 10%도 지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분기까지 이통3사 누적 무선 설비투자비(CAPEX)48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668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115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5% 줄었고, KT1464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9%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146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줄었다.

 

이통3사가 설비투자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막상 기지국 의무 구축 시한이 다가오자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으로 여론을 돌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보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과기정통부도 5G 통신사업을 성공시켜야하는 입장에서 파트너인 이통사의 28지하철 와이파이 설치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그렇게되면 내년 4월 평가에서 최소한 주파수 할당 취소까지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통3사의 5G 설비 투자와 대해 사용자들은 냉담한 반응이다. 현재 5G를 사용하고 있는 김모씨(40)5G 사용이 여전히 불편한데 사용자 입장에서 이미 만들어져있던 망의 시스템을 변경하는 건 설치 목표를 채우기 위함 꼼수로 인식된다실제 이통3사의 투자가 오리무중인데 이들이 선전하는 설비 투자에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달 25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한 자리에서 지난해 설비투자 비용인 83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