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발표를 하는 모습./뉴스1
정부가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국내 이통통신 3사에 통신비 인하를 요구했지만 청소년에 이어 청년까지 포함시켜 젊은층에게만 혜택이 집중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도 통상 가장 많이 쓰는 구간만 교묘하게 비켜가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통신요금 인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살 수밖에 없다. 최근 내놓은 중간요금제도 정부의 압박만 피해가고 보자는 행태로 비춰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고물가의 주범으로 높은 통신비를 지목하고 정부 출범 이후 통신비 인하 정책에 줄곧 힘을 실어왔다. 지난 2월 열린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통신요금 구간 세분화 등 경감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존 한국 시장에 없는 40~100GB 구간의 5G 요금제가 상반기 중 출시된다고 협의했다고 밝혔다. 결과만 놓고 보면 '협의'만 한 꼴이다.
통신3사가 일제히 내놓은 '중간 요금제’는 청년만을 대상으로 해 통신요금 인하라는 본질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추가된 청년층을 제외하면 사회적 약자 정도에 해당되는 할인 뿐이기 때문이다. 국민 다수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중장년층 등 많이 쓰는 데이터 구간서 할인된 요금제를 출시하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론을 주도하는 청년층 위주로 요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여론의 동향을 살피는 전략"이라며 "가계통신비 인하효과를 보려면 전 연령대에서 걸쳐 고른 요금제를 출시해야 되는데 꼼수가 눈에 보인다"고 전했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장(두원공과대 교수)은 "5G 가입자의 전체 평균 28.8GB이고 90%가 18.8GB 사용한다. 무제한 가입자(기존 110GB 이상 가입자) 중에서도 90%는 30GB 내외 요금제 선택이 필요하다"면서 실리적인 데이터 구간 세분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어 "특정세대, 특정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요금제보다 전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 경감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6일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도 통신비 인하 대책이 다시 포함됐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국내 이통사와 협의하겠다 밝혔다. 기존 5G 요금제가 일반 4만원대, 온라인 가입(다이렉트) 시 3만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는데, 전체적인 가격대를 낮추겠다는 의지다.
이통사들은 이런 정부의 압박에 영업이익률이 적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국내 통신사의 영업이익률이 6~9%대로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5G 요금(20GB 데이터 제공 기준)은 주요국가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분기를 비롯해 이통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6개 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한편, 앞서 SKT는 지난달 1일 ‘0 청년 요금제’ 7종을 선보였다. 데이터 제공량은 6GB부터 무제한까지로 다양한 듯 보였다. 데이터 제공량을 보면 그렇지 않다. 아래에서 세 번째로 높은 단계인 36GB(월 5만9000원)의 바로 다음 단계가 160GB(월 6만9000원)라서 40G를 쓰는 사람입장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여론이 좋지 않자 SKT는 한 달 뒤인 지난 1일 36GB(월 5만9000원) 요금제에 데이터를 15GB부터 100GB까지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는 4종의 요금제를 신설했다.
KT도 젊은 층을 공략한 ‘5G 다이렉트 요금제’ 5종을 3일 새로 출시해 기존 30GB에서 200GB 까지 비어있던 데이터 구간을 메웠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도 20대 고객에 일반 5G요금제보다 최대 60GB의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는 ‘유쓰 청년요금제’를 출시했다. 월 데이터 10GB부터 210GB까지 모두 14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