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세계를 매료한 K-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이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나나 등 대세 배우들의 조합으로 재탄생한다. 동호대교를 지나는 3호선 지하철에서 시작되는 '전지적 독자 시점'이 관객을 현실적이면서도 상상이 넘치는 세계로 인도할 예정이다.
1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제작보고회가 열려 김병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가 참석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소설을 끝까지 읽은 유일한 '독자'가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바뀐 세계에서 새롭게 만난 동료들과 함께 새 결말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작품은 누적 조회수 2억 뷰를 넘긴 동명의 유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김병우 감독은 영화화를 결정한 이유를 묻는 말에 "이 질문이 저에게도 큰 질문이었다. 원작 웹소설을 볼 때 연재 초반이었기 때문에 이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화한다면 어떨까' 아주 긴 시간 고민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원작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현실적인 부분과 판타지가 아주 잘 섞여 있다는 거다. 현실 안에서 판타지가 자연스럽게 들어온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라며 "또 극장에서 관객분들이 보실 때 조금 더 참여하면서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야기가 지하철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관객 분들이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내게 저런 능력이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시면서 볼 수 있다. 관객들이 이야기의 출발선과 동일 선상에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안효섭은 10년 넘게 연재된 소설의 결말을 알고 있는 유일한 독자 '김독자' 역을 맡았다. 안효섭은 '김독자'에 대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10년간 연재된 소설을 보면서 자신의 삶과 대비해 위로를 받는다. 작품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은 상태에서 새롭게 결말을 쓰면 어떨까 상상만 하다가 그게 현실이 되면서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작을 내놓는 안효섭은 남다른 소감을 덧붙였다. 그는 "부담이 안 됐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라며 "그런 부담감이 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 저는 그저 제가 너무나 재밌게 본 시나리오를 최대한 열심히 캐릭터로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민호는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주인공이자 회귀 능력을 가진 '유중혁' 역을 연기한다. 누구나 한 번 보면 반하는 미남 설정의 캐릭터를 맡은 이민호는 찰떡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민호는 "사실 그 부분이 (유중혁 역할의) 가장 높은 허들이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제가 대놓고 멋있음을 주장하는 캐릭터는 정말 기피하는 성향이다. 의도치 않게 그동안 그런 역할을 하곤 했다"며 "저는 결핍에서 출발해서 그걸 이겨내면 멋있어 보이는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유중혁'은 원작에서도 에지가 있는 캐릭터라 부담이 됐다. 원작 팬분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 같지만 최선을 다했다"라며 겸손해 했다.
'김독자'와 함께 소설이 현실이 된 순간을 맞닥뜨린 동료 '유상아' 역을 맡은 채수빈은 "이 재밌는 이야기에 내가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재밌겠다는 마음으로 하고 싶었다"라며 작품에 매료된 지점을 언급했다. 특히 원작 속 유상아와 차별점에 대해 "원작 속 유상아는 만화적으로 완벽한 느낌을 가진 반듯한 인물인데, 우리 영화 속의 상아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인물이다"라며 "상아가 계속 브레이크를 거는 부분이 미워보이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중간 부분을 찾아가려고 했다"라며 현장을 떠올렸다.
나나는 '전지적 독자 시점'을 통해 본격 액션에 도전했다. "연기를 하면서 액션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라고 말한 나나는 이번 작품으로 액션에 대한 한을 풀었다고. 나나는 "그동안 했던 캐릭터마다 액션이 조금씩 있어서 매번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준비했다. 액션을 하다 보니까 욕심이 점점 더 생겼다. 제대로 된 액션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이번에 정말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라며 "이렇게 대사가 없는 인물은 처음이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제가 아이돌 생활을 해서 그런지 몸을 쓰니까 에너지가 솟더라. 액션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이 강해졌다"라며 액션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 나나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온 이민호는 "지금도 나나 씨의 (액션에 대한) 눈빛이 굶주려 있다. 나나 씨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날것의 느낌이 나서 좋았다. 몸을 쓰면서 느껴지는 것들이 더 풍부해지더라"라고 호평했다.
제작보고회 말미, 나나는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말에 김병우 감독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피보다 땀이 보이면 좋겠다'라는 감독의 말을 전한 나나는 "후반 작업 되기 전 편집본을 봤는데 '내 선택이 역시 틀리지 않았구나. 감독님은 정말 천재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왔으니 기대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탄탄한 원작에 빈틈 없는 캐스팅으로 현실에 발붙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오는 7월 2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